신차효과에 '웃고' 파업에 '울고'…2016 자동차업계 결산
신차효과에 '웃고' 파업에 '울고'…2016 자동차업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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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저IG는 사전계약 첫날 1만5973대를 기록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올해 자동차업계는 노동조합의 파업과 신형 모델의 약진 등으로 울고 웃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극심한 수요 부진에 시달린 반면 한국지엠주식회사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주력 모델을 앞세워 호실적을 냈다.

또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열풍이 불면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뜨거웠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는 결국 인증취소, 판매정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이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역성장, 경유차 판매 급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2016년 마지막 달력을 넘기기 전 자동차업계 10대 뉴스를 꼽았다.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에 손실 '눈덩이'

올해 현대·기아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국내 점유율 60%선이 무너지는 등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현대차 노조는 24회 파업을 통해 14만2000여대 생산차질, 3조1000억원가량 손실을 냈다.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전면파업도 벌여 현대차는 5년 연속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기아차 노조는 23회 파업을 벌이며 11만3000여대, 2조2000억원 정도 피해를 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따라 1차 협력업체들도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2·3차 업체도 포함하면 피해액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랜저IG, 역대 최다 사전계약 달성

현대차 '그랜저IG'는 역대 최다 사전계약 실적을 경신했다. 그랜저IG는 사전계약 첫날 1만5973대를 기록하며 2009년 YF쏘나타가 달성한 1만827대를 넘어섰다. 이후 그랜저IG는 3주간 2만7000여대 계약을 성사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다. 현재 판매량은 1만5000여대, 사전계약분을 더하면 총 판매량은 4만2000대에 달한다.

◆회사 일으킨 SM6·말리부·티볼리

중형세단 시장에 야심차게 나온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가 '대박'을 치면서 회사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올해 3월 출시한 SM6가 지난달 기준 5만대 넘게 팔리면서 르노삼성은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 6월부터 본격 판매한 말리부는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2% 급증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티볼리도 빼놓을 수 없다. 티볼리는 작년 1월 출시와 함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지난 3월부터 시판한 티볼리 에어와 함께 쌍용차의 판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티볼리는 렉스턴이 보유한 기존 기록을 5개월가량 단축하며 쌍용차 모델 중 최단 기간인 23개월 만에 내수 1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시장 선점 '분주'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출시에 열을 올렸다.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을 앞다퉈 내놓자 올해 친환경차 시장은 어느 때보다 크게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하는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아이오닉과 니로를 출시했다. 3월 출시한 니로는 지난달까지 총 1만7081대 판매됐으며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 41%를 차지한다.

◆새로운 먹거리 '자율주행차' 개발

자율주행차 개발과 관련해 업체들이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국내 완성차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가 지난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도심 시승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여기에 현대차, 토요타, 퀄컴, 우버 등 분야가 다른 27개 글로벌 기업이 모여 자율주행차 관련 글로벌 컨소시엄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비롯 안전 규정 등 국제표준을 마련한다. 단,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제휴한 포드와 인터넷업체 구글, 테슬라 등은 참여하지 않는다.

◆'미운오리' 전락한 경유(디젤)차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여파와 더불어 노후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경유차는 업계의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촉발된 소비자 불신과 정부의 경유차 폐차 지원 제도가 맞물리며 경유차 판매가 직격탄을 맞은 것.

실제 올해 1~10월 등록된 승용차 126만9175대 중 디젤차는 50만8281대로 41.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는 승용차 125만1881대 중 디젤차는 55만6694대로 43.4%였다. 특히 지난해 수입차 시장 경유차 비중은 70%에 육박했으나 올해(1~11월)는 59.9%로 떨어졌다.

◆'디젤게이트' 폭스바겐, 발묶인 판매·과징금까지

지난해 불거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12만6000대에 대해 인증을 취소했다. 이후 추가로 80개 모델, 8만3000대를 추가로 인증 취소하면서 폭스바겐은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아우디는 지난달 판매대수 463대, 폭스바겐은 0대를 기록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1~11월 누적 판매대수는 각각 1만6482대, 1만3178대로 전년 동기보다 44.4%, 60.2% 급감했다. 여기에 정부는 '친환경차'라고 허위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373억2600만원을 부과하고 전·현직 고위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처분을 내렸다.

◆한풀 꺾인 수입차 시장…역성장 된서리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수입차 시장까지 번지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1~11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20만5162대로 전년 21만9534대 보다 6.5%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달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찍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신규등록은 24만3900대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면하려면 이달 3만8738대 이상 판매해야 한다.

◆벤츠의 무서운 질주…수입차 판매 1위 '성큼'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판매가 다소 주춤한 지난달 5000대 이상 판매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벤츠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BMW를 앞지르고 올해 1~11월 누적판매 5만718대를 기록, 사상 첫 수입차 판매 1위를 앞뒀다.

특히 벤츠는 올해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며 내수판매 고삐를 바짝 당겼다.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국내 점유율 30%를 돌파한 이후 올해 10월 수입차 사상 처음으로 월간 6000대 판매고지를 넘어섰다.

◆美 트럼프가 가져올 자동차 시장 변화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자 자동차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 성향이 짙은 트럼프가 줄곧 한·미 FTA 재협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파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관세' 문제로 귀결됐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완성차업체에 악재로 다가왔다. 특히 트럼프가 멕시코산 자동차에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완성차업체가 올해 멕시코에서 북미로 100만대 이상 수출하는 등 멕시코 생산기지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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