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탄핵 정국+美 금리 여파
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탄핵 정국+美 금리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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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소비자심리지수 94.2…전월比 1.6p 하락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가계 소비심리가 두달째 급락하면서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더해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된 불안심리도 커지면서 가계의 경기 판단이 급격히 악화된 여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050가구를 조사한 결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1.6p 하락한 94.2를 기록했다. 이는 6.1p 급락했던 전월에 이은 두달 연속 하락세로, 지수 자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94.2) 이후 가장 낮다.

CCSI가 기준선(100)보다 크면 가계의 체감경기가 낙관적임을, 그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지난달부터 기준선 밑으로 떨어져 경기를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가계가 과반수를 넘어선 상황이다.

탄핵 정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본격화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맞물린 영향이다. 이달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데 이어 13~14일 개최된 미국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1년 만의 금리 인상과 함께 내년 금리 인상 횟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정치상황과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아 소비자심리가 이달에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자료=한국은행

실제로 가계의 경기 판단에 대한 지표가 크게 낮아졌다. 가계가 6개월 전과 비교해 응답한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전월대비 5p 추락한 55에 그쳤다. 최근 두달 간 17p나 곤두박질친 것이다. 향후 6개월을 전망한 경기전망 지수의 경우 전월대비해서는 1p 오른 65로 다소 회복됐지만, 10월(80) 수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낮았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1p 하락한 89로 하락했고, 소비지출전망 지수의 경우 3p나 내린 103에 그쳤다.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는 내구재와 의류비, 의료보건비 , 교양오락문화비 항목 지수가 각각 1p 떨어졌다. 생활형편전망과 가계수입전망은 각각 93, 98로 전월과 같았다. 취업기회전망은 전월과 같은 68수준에 머물러 여전히 비관적 판단이 크게 우세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감이 커지면서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12p나 급등한 124로 향후 인상 전망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반해 주택가격 전망은 10p나 급락한 97로 낮아져 지난 2013년 2월(95) 이후 3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격 하락 전망이 상승 기대를 앞질렀다.

현재가계저축(87)과 가계저축전망(92) 지수는 전월과 같았고, 가계부채전망지수 역시 100으로 11월 대비 보합이었다. 현재가계부채의 경우에는 3p 하락한 103으로 다소 낮아졌다. 물가수준전망의 경우 3p 오른 141로 크게 높아졌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넉달째 2.5%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인식의 경우 전월보다 0.1p 하락한 2.4%로 10월 수준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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