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파동' 여파…파리바게뜨, 카스테라 등 생산중단
'계란 파동' 여파…파리바게뜨, 카스테라 등 생산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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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가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계란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 생산을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파리바게뜨가 카스테라 등 일부 품목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더 이상 제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의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19개 품목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품목들은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들이다.

AI로 인한 계란파동은 우려했던 대로 제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제빵업체 중 생산을 중단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파리바게뜨가 업계 1위인 것을 감안하면 차후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PC는 유통업체 21곳으로부터 달걀을 납품받아왔다. 하지만 이중 9곳이 폐쇄되는 등 업체 상당수가 AI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PC 관계자는 "계란 공급 물량이 40% 정도 부족한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란 수급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제품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SPC는 직원들을 동원해 여러 대형마트에서 일제히 계란을 구입하는 등 '사재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SPC는 "직원들이 애사심에서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라며 "직원들이 구매한 계란은 빵을 만드는 재료로 쓰지 않고 연구 및 교육용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생산을 중단할 만큼 계란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상황으로 해명은 설득력을 잃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전문점 뚜레쥬르는 당장 생산 중단 계획은 없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란 부족으로 결품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한계가 올 수 있다"며 "올해까지 생산 물량은 확보된 상황이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지난 8일부터 계란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1판(30구)에 평균 5900원대였던 계란은 16% 이상 올라 7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재고 물량도 동이 나면서 구매 수량도 '1인 1판'으로 제한하고 있다.

업계는 계란 수급 곤란이 6개월에서 최고 1년까지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AI로 인해 매몰된 가금류 중 70% 정도가 알을 낳는 산란계라는 것이다. 또 부화시켜 산란계로 키워야 하는 '종란'까지 대량으로 처분되면서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전국 231개 농가에서 2200만 마리 이상이 도살됐다. AI 확진을 받아 앞으로 처분될 가금류까지 포함하면 모두 2420만3000마리에 달한다. 지난달 16일 최초 의심 신고 이후 37일간 매일 평균 65만 마리씩 도살 처분된 셈이다.

축종별로는 닭이 1731만2000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중 산란계는 1532만4000마리로 전체 사육 농가 대비 22.8% 규모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는 10마리 중 4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정부는 산란계 수입 등 계란 수급 안정 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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