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트리플 악재' 신음…흔들리는 윤재승號
대웅제약, '트리플 악재' 신음…흔들리는 윤재승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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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사진=대웅제약)

균주논쟁·판권이동·우루사 효능 논란 겹쳐
이익 두 자릿수 감소, 부채비율 47% 증가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출항 2년째를 맞는 대웅제약 윤재승호(號)가 곳곳에서 악재를 만나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해 초 블록버스터 의약품 판권 반환 이후 간판 상품 우루사의 효능 논란, 보톡스(보툴리눔 독소) 균주 불법 획득 논쟁까지 불거지면서 경영지표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대웅제약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56.5% 줄어든 2205억원, 47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7억원, 109억원으로 두 자릿수 감소폭(-63.3%, -65%)을 보였다.

다국적제약사와의 판권 계약 종료가 실적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뇌혈관질환치료제를 비롯해 당뇨병치료제 등 6개 제품의 판권을 일고 매출 공백에 직면했다. 제품 대부분이 연간 매출 6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타격이 더 컸다. 회사는 효자 노릇을 하던 상품을 잃고 전문의약품(ETC) 사업부문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이는 원외처방약 시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줄곧 1위를 지켜왔던 대웅제약은 올해 시장 3위로 밀려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11월 원외처방 조제액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3% 역신장했다. 10월(-11.2%)보다 역신장 폭을 좁히긴 했지만 조제액 규모는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경영지표도 윤재승호가 공식 출범한 2014년보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부채총계는 2014년 같은 기간보다 3241억원 늘어났다. 이에 부채비율(83.1%)도 47.8%p 증가했다. 통상 이 비율이 100% 미만이면 건전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타인자본이 늘어난만큼 이자비용을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재무위험도 커지게 된다.

차입금의존도는 31.4%로 2년 전보다 24.3%p 증가했다. 차입금이 늘어날수록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은 낮아진다. 단기 채무에 대한 기업의 지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당좌비율도 하락했다. 재고자산과 유동부채가 늘어나면서 이 비율은 2년 전보다 25.4%p 감소, 191.4%로 나타났다. 지난해(330%)보다는 138.6%p 급격히 감소했다.

유동비율의 경우 298.9%로 양호한 편이지만 지난해 같은기간(431.9%)보다 반토막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 비율은 단기 채무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재무 안정성도 감소한다. 기업이 이자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는 자본 비율을 나타내는 자기자본 비율(54.6%)도 9.2%p 낮아졌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2.3%로 2년 전 같은 기간(8.6%)보다 6.3%p 감소했다. 지난해(6.4%) 대비 4.1%p 줄어든 수치다. 판권을 돌려준 후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약물을 들여오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2.5%로 2년 전(8.5%) 대비 6%p 하락했다. 물건은 더 많이 팔았지만 남기는 금액은 더 줄었다는 의미다. 회사가 빚 이자를 갚고도 얼마나 이익이 나는지 알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5배)도 36.3배에서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간장약 우루사 효능 논란'과 '보톡스 균주 획득 논쟁'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 우루사 제품 중 우루소데옥시콜산(UDCA) 함유가 적은 일반의약품은 피로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루사 모든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재평가를 받고 올해 말 그 결과가 발표된다. 회사가 효능·효과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할 경우 우루사의 치료 적응증은 축소된다.

미용 성형에 쓰이는 보톡스 균주 획득 방법을 두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나보타' 균주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획득했을 가능성을 제시,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이에 대웅제약 측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윤재승 회장의 언행도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지검 검사로 활동했던 윤 회장은 취조하듯 말하는 버릇이 있어 몇몇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꼈다고 들었다"며 "올해 회사를 떠난 인재들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윤 회장의 책임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경영 실적은 회사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따라서 나타나는 것은 맞다"며 "다만 실적 악화는 복합적인 이유로 나타날 수 있어 제품상의 문제나 업황 때문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제약업계는 수익성보다 미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단순히 재무제표로 현재 경영진 성과를 왈가왈부하기는 어렵지만 신약 개발이 완료된 5~10년 후에는 과거 판단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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