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해외건설수주…300억달러 달성 미지수
'쪼그라든' 해외건설수주…300억달러 달성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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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해외건설협회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국내 건설업계의 올해 해외수주액이 300억달러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10년 만에 최악의 해외 수주가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241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해(461억달러) 대비 48%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2014년 660억달러와 비교해도 36.5%에 불과한 수치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한해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넘지 못한 건 2006년(164억달러)이후 10년만으로 2007년 이후 유지해 오던 300억달러 돌파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지역이 93억4800만달러로 전년보다 38% 감소했고 아시아(106억6700만달러)와 북미(13억7700만달러) 시장도 각각 43%, 51% 줄었다. 유럽(5억7000만달러)과 아프리카(6억4600만달러)는 전년보다 각각 41%, 6% 떨어졌다. 중남미(15억3600만달러)는 65%로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해외수주가 급감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은 물론 저유가로 재정상황이 악화된 중동 국가들이 발주예산을 대거 축소한 영향이 크다. 이외에도 국내 건설업체들이 고도화 되고 있는 발주처의 수주 요건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한 몫 했다.

정부는 해외건설촉진 지원기구를 만들어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수주 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과 우리 건설사가 힘을 합쳐 직접 프로젝트를 발굴할 수 있게끔 돕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해외건설산업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건설촉진지원기구'(가칭)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우리 건설사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수주한 물량 중 일부를 나눠 먹는 사업 형태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며 "기획 능력이 있으면 직접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부족하다 보니 우리 기업들이 아직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담기구가 어떤 형태가 될지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개방될 미국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회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해외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올해와 비교해 소폭 증가할 수 있지만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 통폐합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대우건설은 최근 발전사업본부를 플랜트사업본부에 통합하는 등 기존의 14개 본부 118팀의 조직을 11개 본부 101팀으로 재편했다. 해외사업 파트는 해외총괄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한 군데 모아 효율성을 높였다.

올해 들어 대규모 인력을 감축한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내년 2월1일 합병회사를 출범하는 한편, 건설 사업을 대폭 줄이는 조직개편에 나선다. 삼성물산의 경우 꾸준히 인력 감축을 해왔고 GS건설과 대림산업 역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인력을 재배치할 전망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올해 해외수주가 극심한 상태에서 내년 주택 경기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사들도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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