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연이은 악재 부진의 늪 '허우적'
코스닥, 연이은 악재 부진의 늪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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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사태·갤노트7·한한령 '3重苦'…석 달간 100p 이상 '털썩'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코스닥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갤럭시노트 7'여파와 '최순실 게이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등 큰 악재에 연일 미끄럼을 타는 모습이다. 별다른 반등 재료가 없어 당분간은 시장에 낀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2p(0.51%) 오른 596.07에 거래를 마쳤다. 590선이 위태로웠던 전일보다 반등하기는 했지만, 나흘 연속 600선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나스닥지수, S&P500 등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극명한 대비다.

코스닥지수는 최근 두 달간 불안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달 코스닥은 시장을 이끌던 바이오·제약 등 업종의 침체와 기관 투자자들의 외면에 고꾸라졌다. 종가 기준 상승 마감한 날은 20거래일 가운데 고작 5일에 불과했다. 이 기간 지수는 무려 61.2포인트가 빠졌다.

코스닥의 부진은 이달 들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600선이 무너졌던 지수는 이튿날 바로 반등에 성공,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급기야 지난 24일 592.65까지 밀려났다.

이는 지난 2015년 2월2일(590.27) 이후 1년9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다음 날 곧바로 내림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이후 500선 후반에서 지지부진하게 흐르고 있다. 가장 최근 700선을 찍었던 지난 8월12일(705.18) 이후 불과 석 달 반 만에 100p 이상 떨어져 나갔다.

코스닥의 가파른 하락세는 지수의 상승을 이끌던 주요 업종의 부진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초 촉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폭발 사태'는 삼성전자 실적 의존도가 높은 IT 상장사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업계에 따르면 IT 업체들의 올 3분기 전체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72%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IT업종은 코스닥 시가총액 36%를 차지하는 대표 업종이다.

'최순실 게이트'도 코스닥에 악재다. 최순실 게이트와 줄기세포 관련 사업이 연관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휘청였다. 제약·바이오주는 지난달 초에도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사태로 타격을 받기도 했다. 역시나 코스닥 대표 업종인 터라 지수의 부진을 주도했다.

여기에 그간 잠잠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가 주식시장에 다시 부각된 것도 코스닥이 고전하는 데 크나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최근 자국 내 한류 콘텐츠 광고와 방송을 제한한다는 '한한령'(限韓令) 조치를 내렸다. 앞서 중국 정부가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을 통제한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의 주가는 크게 주저앉은 모양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시가총액 상위 업종은 산업 규제에 민감하고, 대기업 의존도가 높으며,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 두 달 발생한 악재는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산업 규제로 이어져 실적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부진으로 수급도 저조하다. 지난달부터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팔아치운 규모만 2035억원에 달한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어떤 매수 주체도 코스닥의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증시 하락 시 코스피보다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다이 연구원은 "연초 이후 600~700의 박스권 안에서 지수가 횡보해 왔고, 심리적 지지선인 600선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경험적 사실을 고려했을 때 투자 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달 11일 이후 주가가 이동 평균선을 하회하는 역배열 행태를 유지하고 있고, 상대강도 지수가 30을 하회하는 과매도 국면에 머물러 있어 최근의 하락 추세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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