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불던 건설사 M&A 하반기엔 찬바람 '쌩쌩'
훈풍 불던 건설사 M&A 하반기엔 찬바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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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기업 본사.(사진=경남기업)

지난 6월 이후 매각 성사 '0'건…경남기업 등 줄줄이 고배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올해 초 훈풍이 불었던 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이 하반기 들어 꽁꽁 얼어붙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몸집 줄이기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지난 6월 동부건설이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성사된 건설사 M&A는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M&A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됐던 경남기업은 지난달 20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예비입찰 당시 세운건설 등 5개의 투자자가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본입찰에서는 아무도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새로운 주인 찾기에 실패한 것이다.

경남기업은 이번 입찰에 앞서 지난 7월 매각 불발 당시 걸림돌로 지목됐던 자회사 수완에너지 지분(70%)을 분할, 매각하며 예비 입찰자들의 부담을 줄였지만 정작 새로운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던 삼부토건도 현재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삼부토건 자회사 삼부건설공업의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와 법원은 KCC 계열사인 코리아오토클라스(KAC)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했다. KAC는 약 8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하며 다른 후보자인 키스톤PE(프라이빗에쿼티), 동양 등을 제치고 삼부건설공업 인수 기회를 얻었다.

법원은 내년 상반기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의 매각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지만 실패할 경우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이나 현금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미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STX건설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포기하고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을 추진 중이며 우림건설은 인수자 찾기 실패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향후 건설사들에 대한 M&A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계속된 정부 규제 등으로 주택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것은 물론 수익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해외건설 역시 올해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선뜻 건설사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인수적격자가 손에 꼽을 수 있는 만큼 적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 4위인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을 내년에 진행한다고 밝힌 만큼 법정관리 중인 중소건설사들은 새 주인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불었던 훈풍은 몇년간 지속된 청약 열풍에 기인한 것"이라며 "향후 건설경기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M&A에 선뜻 나설 인수적격자는 적을 뿐만 아니라 성사 된다고 하더라고 제값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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