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SLS 성분 유해성 '논란'…"탈모 위험" vs "먹어도 돼"
화장품 SLS 성분 유해성 '논란'…"탈모 위험" vs "먹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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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중 윤소하 의원실 자료

윤소하 의원 "식약처가 안전성 규명하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가습기살균제 치약'에 이어 이번엔 일부 화장품에 함유된 계면활성제(SLS) 성분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SLS를 함유한 제품은 1238종에 달한다. 이 중 1000여개 품목이 사용 후 물로 씻어내는 목욕용품에 사용되고 있지만, 나머지 207개 품목은 기초와 색조화장품에 쓰이고 있다.

윤 의원은 미량이라도 장기간에 걸쳐 SLS가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내장 및 피부 흡수로 이어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 성분은 대표적인 계면활성제로 비누와 세제, 치약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며 "최근 미국독성학회의 연구 결과 계면활성제는 피부에 흡수되기 쉽고 피부알러지와 탈모, 백내장을 유발하며 내장기독성물질이기 때문에 체내에 잔류할 경우 불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의원은 입술에 바르는 '틴트' 제품에 대한 SLS 사용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틴트는 청소년이 즐겨 사용하는 뷰티 제품으로, 반나절 이상 입술에 남아있기 때문에 섭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틴트 중 67개 품목에 이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아이차밍 △조이코스 △투쿨포스쿨 △더샘인터내셔날 △쏘내추럴 △카라디움 등이다.

▲ 틴트 제품 중 소듐라우릴설페이트 함유 제품 현황. (표=윤소하 의원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SLS는 화장품 제조에 쓰이는 안전한 물질이며, 먹어도 되기 때문에 식품첨가물로도 사용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SLS는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해주는 계면활성제의 한 종류로 각종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비롯해 영양제와 식품 첨가물로도 사용되고 있는 성분"이라며 "해당 성분은 한국과 미국에 식품첨가물로 모두 등록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화장품원료검토위원회(CIR) 보고서에 따르면 SLS의 경우 지속해서 피부와 접촉하는 제품에서 대부분 씻겨 내려간다"며 "설사 인체에 흡수되더라도 간 분해로 빠르게 배출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된 성분"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한 기준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단 한번도 이 성분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윤 의원이 "SLS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한번도 하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손문기 식약처장은 "그 물질(SLS)과 관련해 그런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틴트 67개 품목을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며 "해당 성분을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얼마큼을 사용했을 때 안전한지 기준을 세우는 등 식약처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6월 미생물 기준치 초과 문제로 전량 회수한 아모레퍼시픽의 '볼륨업 오일틴트'에 대해서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생물 함량 문제 때문인지 SLS 성분의 함유량이 많아서인지는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식약처는 SLS 성분의 위해성 검사 진행에 대해 검토 중이다. 위해성 평가는 다른 국가의 보존제 기준과 소비자들에 대한 노출 빈도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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