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中 신소재기업 GRT, 코스닥 입성 가능할까
[초점] 中 신소재기업 GRT, 코스닥 입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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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적기' 판단…'제2고섬' 우려 불식 '관건'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국내 중국계 상장사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GRT)가 코스닥 상장을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장 주관사와 회사 측은 타이완(대만)과 한국 기관투자자들의 '검증'을 통과한 만큼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주영남 GRT 대표는 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컴팔 등 중국 메이저 전자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토대로 정밀코팅 신소재 분야의 리딩컴퍼니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GRT의 주력제품은 광학보호필름과 광학접착필름, 기능성필름, 기타 플라스틱 제품 등이다. 아울러 전자제품과 플라스틱 입자 연구 및 개발, 제조, 가공 등의 사업도 병행한다.

공모주식수는 1687만5000주로 총 상장주식수는 6750만주다. 공모희망가격 밴드는 4000~6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675억~1013억원이다. 구주 전체의 의무보호예수 기간은 상장 후 6개월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진행되며, 청약예정일은 17~18일이다. 매매 개시일은 11월 중으로 예상된다.

▲ 주영남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GRT) 대표이사. (사진 = GRT)

GRT가 중국도 타이완도 아닌 한국행을 결심한 배경에는 '상장 적기'라는 사업적 판단이 작용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 하듯 시설설비 확장을 통해 성장 속도를 배가시키겠다는 '다급함'이 담긴 결정이다.

주 대표는 "중국 상장을 추진했으나 오랫동안 IPO 문이 열리지 않았고, 타이완의 경우 중국과의 영토분쟁 등 국제 문제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며 "한국의 경우 업종별 유사성이 높고 교류가 많아 적정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GRT의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제4기(2015년 7월 ~ 2016년 6월) 매출액은 원화 기준 1645억원 규모에 달한다. 제2기 1059억원과 제3기 1480억원을 거쳐 제4기까지 3년 연속 실적 상승세를 유지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역시 안정적인 편이다. 제4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순현금 규모는 4410만원으로 지난 제3기(3748만원)와 제2기(2652만원)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9월 신설한 신공장에서는 광학접착필름 등 차세대 먹거리를 담당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8월 4100만㎡ 규모의 신규 수주를 마친 상태로 1년간 컴팔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투입된 자금의 상당액이 기관 자금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타이완의 최대 기관투자자인 DIB CAPITAL ASIA가 구주 기준 GRT 지분 16.4%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한국 벤처캐피탈(VC) 역시 총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타 기관투자자 보유 지분율은 23.0%다.

상장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의 엄준호 상해사무소 소장은 "한국 기관투자자의 경우 지난 4월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당시 기준가로 4100원 상당을 잡아 현재 공모가 하단과 비교하면 오히려 비싼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상장 중국기업 중 상당수가 상장폐지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가 여전한 상황. GRT가 넘어야 할 최대 난관이다.

실제 지난 2013년 국내 상장 2개월 만에 회계부정으로 상장폐지된 고섬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입힌 피해 규모가 약 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중국원양자원이 허위 공시로 주가 폭락 사태를 경험했다. 특히 문제 해결은 커녕 주주와의 소통(IR)까지 소홀히 해 '제2의 고섬' 우려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주 대표는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이사기관 등 감사기관을 자체 설치했다"며 "컴팔은 물론 한국 벤처캐피탈(VC) 유치하면서 사외이사를 도입했고, 한국 투자자 보호 위한 회사 내규 개정 등을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 차례 소규모 테스트 배당을 실시한 바 있어 외환 송금 문제도 없다"면서 "법무법인 차원의 소통을 계속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주 대표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구주의 의무보호예수기간을 종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공모청약 전 기준 주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GRT 지분은 전체 물량의 51. 7%에 달한다.

통상 최대주주의 지분율 변화는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거리다. 최대주주의 심리 변화야 말로 회사의 민감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요소이기 때문. 이를테면 최대주주가 주식 처분에 나설 경우 이는 '악재'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엄 소장도 "NH투자증권은 본래 IPO업무와 관련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하지만 GRT의 경우 상장을 추진할 만한 기업이라고 판단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검증을 통과한 몇 안되는 중국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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