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낙하산 인사' 불붙나…잇단 관피아 경보
금융공기업 '낙하산 인사' 불붙나…잇단 관피아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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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IBK기업은행장에 현기환 전 수석 내정설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공공기관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만료를 앞두면서,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피아(정치인+마피아)나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주요 금융기관장의 빈자리를 잇따라 꿰찰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0일 신용보증기금을 시작으로 11월17일 자산관리공사(캠코), 11월27일 예탁결제원, 12월27일 IBK기업은행, 12월30일 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장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에는 1월 기술보증기금, 3월 수출입은행이 CEO 임기 만료를 앞뒀다.

우선 예탁결제원 사장에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출신 관피아가 발탁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유재훈 현 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 12일 임기를 두달 남겨놓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내정됐다. 이제 예탁결제원은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해 후임자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차기 행장 자리에 외부 인사가 앉을 것이라는 소문이 꾸준히 돌았던 IBK기업은행의 경우, 권선주 현 IBK기업은행장의 연임이나 내부 승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당초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차기 IBK기업은행장으로 올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지만, 정 전 부위원장은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내정됐다. 그러자 최근에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새로운 차기 행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인사보다는 정권 말 보은인사 차원에서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 인물들이 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금융공공기관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입지가 두터운 실세가 새 CEO로 낙점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은근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가 내려올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민간 금융사 출신이 이사장 자리에 앉을 전망이다. 오는 30일 서근우 현 이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임자 공모를 마감한 결과, 외부 출신인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 내부 출신인 한종관 전 전무이사, 권태흥 전 전무이사 등 민간 인사 8명이 응모했다. 최종 응모자 가운데서는 황록 전 사장이 유력한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사실상 외부 민간 출신과 내부 출신의 경합인 셈이다.

당초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후보로 유력했던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이번 공모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문창용 전 실장은 오는 11월17일 임기가 끝나는 홍영만 현 캠코 사장의 후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 전 실장은 뚜렷한 거취를 정하지 않고 차기 보직 없이 지난 7월 용퇴했다.

민영화 작업에 한창인 이광구 현 우리은행 행장의 연임 여부도 금융권의 관심사다. 현재 우리은행은 과점주주 매각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차기 은행 선임에는 주주들의 의사가 지배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올해 12월30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은행이 올해 매각 절차를 완료하면 사외이사 선임을 거쳐 내년 3월께 차기 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행장이 확정될 때까지는 현 행장이 한시적으로 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공자위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김한철 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이덕훈 현 수출입은행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이사장의 연임 사례가 전무하고, 이덕훈 행장은 재임 기간 동안 기업구조조정을 효과적으로 완수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치명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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