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수주 기근에 구조조정 '칼바람'
건설업계, 수주 기근에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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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건설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저유가에 따른 해외 건설 수주 기근 현상 심화와 국내 주택시장 불황 등 건설경기 악재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임직원 520명을 구조조정하는 안을 확정하고 이날 임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관한 사전 설명회를 진행한다.

포스코건설은 한찬건 사장이 지난 2월 취임 이후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가량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3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77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4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39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포스코는 현재 건설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포스코건설과 합병하거나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매각 등이 추진되기 전에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임직원도 600여명 가량 줄일 방침이다.

대우건설도 오는 11월로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공사 현장이 많은 주택사업보다는 이원화돼 있는 발전·플랜트 부문을 합병하고 수주가 부진한 해외 쪽 인력을 축소할 전망이다.

올해 초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인프라사업본부와 글로벌 관리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플랜트 부문은 플랜트사업부분과 발전사업본부로 이원화하는 등 조직을 확장했다. 하지만 저유가 등으로 해외 부문의 수주가 저조하면서 플랜트와 발전 부문을 다시 통합하고, 인력도 희망퇴직 형태로 일정 부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형태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7952명이던 인력이 올해 6월 기준 7084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868명이 감소했다.

이달 초에는 주택사업부를 아예 없애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물산은 빌딩사업부 내 주택사업본부, 하이테크본부, 빌딩본부 등으로 나누었던 3개 본부를 팀으로 전환하고 주택사업본부를 '팀' 단위로 축소했다.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부터 플랜트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2012년 7000여명에 달했던 인력은 올해 상반기 현재 5300여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조직개편에 나선 것은 저유가와 주택공급 과잉 등의 악재로 국내외 수주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수천억원의 해외사업 손실로 재무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회사채, 기업어음 등 외부에서 자금 수혈을 받기도 힘들어진 만큼 재무개선을 위해선 인건비 절감 노력은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시장에서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9월21일 현재까지 집계된 해외건설 누주수주액은 총 184억719만8000달러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42억5984만달러에 비해 53.7% 감소한 수치다.

이에 해외건설 수주 상위권을 차지해온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 등도 연말 조직개편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 수주가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인데다 국내 주택시장도 불확실성이 커지며 인력 감축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인력 조직개편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올해 연말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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