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수료로 노동자에 실질적 손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삼성, 현대차, 롯데 등 재벌 대기업이 퇴직연금보험을 계열사에 대거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심상정 대표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별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현황(운용관리계약기준)'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업집단 내 퇴직연금을 몰아주기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의하면 현대라이프생명 퇴직연금 적립금의 97.1%는 같은 기업집단인 현대자동차 계열사와의 거래에 따른 것이었다. HMC투자증권도 현대차 비중이 86.7%나 됐다. 또, 삼성생명(53%)과 삼성화재(32.6%)는 삼성 계열사 간 거래였고, 롯데손해보험도 롯데 계열사 비중이 42%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현대라이프생명과 HMC투자증권의 퇴직연금사업자 총 발생 수수료 대비 계열사 발생 수수료 비중은 96.0%, 74.5%였다.
특히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전체 수수료 대비 계열사 수수료 비중이 46.9%로 적립금 비중(26.9%)보다 크게 높았다. 롯데손보(49.1%:42.5%)와 흥국생명(27.3%:21.8%) 역시 계열사에 대한 수수료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일부 재벌 대기업이 내부거래로 부당한 수익까지 몰아주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며 "계열사 퇴직연금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노동자에게 실질적 손해를 끼쳤을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이어 "퇴직연금 보험일감 몰아주기는 공정경쟁을 해쳐 연금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모기업의 부실화가 계열 금융기업의 동반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정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