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車 업계 '총성없는 전쟁'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車 업계 '총성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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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싸면 안전" 부담...부품양산 현대車 '유리'
車 판매시장에도 영향...계열관계등 이용 가능성
 
[김주형 기자]<toadk@seoulfn.com>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모델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방안을 두고 손보업계는 물론, 자동차업계가 떠들석하다. 동급차량도 사고시 파손위험이나 수리비용등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차량의 안정성과 연계돼 보험료가 책정된다는 점에서 부품이 비싼 일부 카메이커사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보험료 차등화가 곧 제품의 이미지와도 직결되기때문에 자동차제조업체들로서는 단순한 보험료의 문제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경이 무척 쓰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결국, 보험료가 자동차판매시장의 판도를 바꿀수 도 있다는 점에서 손보업계에서는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까지 비유하고 있다.

25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는 배기량이 같은 자동차끼리도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모델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가 본격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배기량이 같은 자동차는 모델(브랜드)에 상관없이 자차보험료(할인율 및 특약 제외)가 동일했다. 하지만, 배기량이 같아도 모델별로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가 최고 5만원까지 차이가 나게 된다.

자동제어장치(ABS)등 세부적인 옵션사양에 따른 보험료 차별화는 차량별 등급구분 기준에서 제외됐다고는 하지만, 그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회사별로 자동제어장치등 세부 옵션사항에 따라 보험료 할인등이 별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모델별 기본요율만 차이가 나더라도 각사별로 추가적인 할인혜택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보험료 차가 날수 있다.
 
이와관련,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보험료 개선안’을 만든 보험개발원은 지난 23일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동차 모델별 기준요율을 각사로부터 취합해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회사별로 차량별 요율을 이미 받은 상태.

보험개발원은 늦어도 3월 첫째주까지는 검증작업을 끝낼 예정인데, 3월 중순경이면 각사들도 모델별로 보험료 책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4월이 되면 새롭게 책정된 보험료가 적용되는데, 자동차메이커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보험개발원은 이를위해, 그동안 산하 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차량충돌시험을 통해 데이터들을 축척해 왔다. 하지만, 모델별로 보험료 차등화가 적용되면 동급이라도 '보험료가 싼 차량이 곧 안전하기까지 하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게 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우선, 비싼 부품을 쓰는 자동차제조사들의 경우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부품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성능의 부품이라도 가격이 저렴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손보업계와 자동차 제조사간 협력관계 구축 과정에서 리베이트등 부작용이 속출할 가능성도 크다.

손보업계가 차량 모델별 차등화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자동차제조사들과 연계된 손보사들의 경우 보험료 적용시 최대한 저렴하게 혜택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차구입시 현대차는 현대해상과 르노삼성차는 삼성화재와 즉시 보험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잘 활용하면 자동차보험판매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신경을 쓰지 않을 래야 않을 수 없다는 것.

손보업계 관계자는 "회사간 계열관계등 연관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현대차는 현대해상에 삼성차는 삼성화재와 대리점에서 즉시 계약을 유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가 이뤄지면 일부사들은 관련 제조사 차량의 보험료에 혜택을 주는 판매전략으로 자동차보험시장에서 큰 잇점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를 통해 시장 변화를 분석하고 부품 가격 및 수리 체계 개선, 마케팅 차별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차등화 된 자동차보험료를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손보사들과의 제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료로 인해 자동차보험시장은 물론 자동차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업계간 '소리없는 전쟁'의 막이 오르고 있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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