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모델링 사업에 한샘 가세…창호업계 '촉각'
그린리모델링 사업에 한샘 가세…창호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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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샘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 시장에 가구업체인 한샘이 뛰어들었다. 그린리모델링 시장 점유율 1위인 LG하우시스를 필두로 KCC, 대림코퍼레이션, 한화L&C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거대 유통망을 가진 한샘이 가세한 것이다. 업계는 건자재 시장에서의 한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 그린리모델링 수요 급증…한샘 "시장 특화상품 준비"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7월 말 '2016 그린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됐다. 국토부가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은 노후한 건축물의 창호 교체와 단열재 보강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건축물의 성능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그린리모델링의 강점은 이자지원 사업이다. 국토부는 그린리모델링 희망자에게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을 통해 아파트는 2000만원, 단독주택은 5000만원까지 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도록 하고, 정부가 최대 연 4%까지 이자를 지원한다.

특히 그린리모델링의 이자지원 기준은 창호 성능과 직결돼 있다.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4등급이면 2%, 3등급 3%, 2등급 이상은 4%의 이자를 지원한다. 주택에서 창호를 통한 에너지 손실이 가장 크기 때문에 창호교체는 그린리모델링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자지원 혜택과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린리모델링 신청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사업 첫해인 2014년에는 352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754건, 올해는 2000여건(지난 5월 기준)에 이른다.

한샘이 뛰어든 것도 급성장하는 그린리모델링 시장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샘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거대 유통망을 토대로 영업을 펼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한샘 관계자는 "인테리어 전문매장인 '리하우스'를 중심으로 창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사업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로 시장에 맞는 특화된 제품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창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4곳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샘의 창호제품은 크게 6종으로, 세분화하면 30여종을 보유 중이다. 1등급인 발코니 이중창 등 2등급 이상인 창호는 전제 창호의 약 50%를 차지한다.

한샘의 창호를 생산하는 한 OEM업체 관계자는 "올해 창호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한샘이 그린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분명한 호재"라고 전했다.

◇ LG하우시스 '1위'…KCC 등 경쟁사 마케팅 강화 '분주'

한샘이 그린리모델링 시장에 본격 진출했지만 당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그린리모델링 시장 점유율은 LG하우시스가 총 2754건 중 1773건(64%)으로 1위다. KCC 362건, 윈체와 협업 중인 대림코퍼레이션이 305건으로 뒤를 이어 LG하우시스와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그린리모델링은 소비자가 사업자를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브랜드파워가 강한 LG하우시스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소비자 인지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근 건자재 업체들이 B2C 시장을 확대하는 데 있어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공략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가구시장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 그린리모델링을 건자재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구와 달리 한샘의 건자재는 소비자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과 경쟁할 것이냐는 포지션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샘의 가세로 KCC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KCC는 전국 16곳에 이르는 '홈씨씨인테리어' 매장과 노후한 아파트 단지를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매장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KCC 관계자는 "그동안 B2B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 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경쟁사와 차이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전시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시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호 교체 비용은 보통 700만원~900만원으로 인테리어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소비자들이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린리모델링 시장이 점점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인지도는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창호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시장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형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까지도 그린리모델링에 뛰어드는 것은 경쟁심화와는 반대로 그린리모델링 인지도 향상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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