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시간 연장 한 달…"시간외 노동 늘어"
주식 거래시간 연장 한 달…"시간외 노동 늘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한국거래소의 거래시장 연장에 따른 효과가 기대에 못미치는 가운데, 증권노동자들의 업무강도만 커졌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달 22~29일 총 8일간 노조 산하 14개 증권사 지부별 전직원을 대상으로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노동강도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증권노동자의 절반 가량이 1시간 이상 시간외노동 시간이 늘어났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전수조사로 실시됐으며, 총 2377명의 직원이 응답했다. 조사는 서베이몽키를 이용한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설문은 기기(컴퓨터, 휴대폰 등) 당 1회만 가능하도록 했으며, 중복응답은 불가하도록 설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8월 거래시간 연장 이후 응답자의 52.6%가 시간외근무가 늘었다고 답했다. 특히 1시간 이상 시간외노동이 늘어났다고 답한 직원 비중이 48.4%에 달했다.

근무강도 강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률도 전체의 62.8%에 달했다. 지점영업직의 경우 전 직원의 73.4%가 근무강도가 강화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정부나 회사에 요구해야 할 사항으로는 '거래시간 연장 철회'(38.5%)와 '점심시간 휴장'(24.9%)이 높은 득표수를 얻었다.

거래소는 지난 8월1일부터 증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거래시간을 30분씩 연장했다. 이에 따라 기존 증시 마감시간이 종전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반으로 늘었고, 국채선물 거래 마감시간도 3시45분으로 늦춰졌다. 여타 파생상품 거래시간도 30분씩 연장됐다.

문제는 코스·코스닥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 규모가 당초 거래소 측의 주장과 달리 큰 폭으로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조가 이학영 의원실에 의뢰해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한달 코스피 거래량은 78억524만주로 지난 7월(80억6803만주)보다 소폭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거래대금은 96조2333억원으로 지난 7월(88조6735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을 보면 8월 거래량은 144억60만주로 지난 7월(197억6051만주)보다 감소했고, 거래대금도 76조9109억원으로 지난 7월(85조6750억원)보다 쪼그라들었다.

김경수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이와 관련 "증권시장 상황에 따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거래시간이 연장된다고 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것은 아님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의원과 협력해 국정감사를 통해 금융위원회의 '거래시장 연장' 안건 승인과 관련해 철저히 따져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