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실적 부진에 미끄럼…14일째 600선
코스닥, 실적 부진에 미끄럼…14일째 600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外人·기관 외면+美 금리 인상 우려 부각 '트리플 악재'
"실적 개선, 반등 실마리…IT 분야 호조 기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코스닥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열흘 넘게 600선에서 머무르며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 달 가까이 2000선을 지키고 있는 코스피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코스닥시장 중소형주의 실적 부진과 외국인·기관투자자의 외면,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부각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장 대비 5.62p(0.84%) 상승한 676.91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12일(705.18) 이후 14일째 '마의 700선'에서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780선 내외에서 형성됐던 것에 비해 1년여 만에 100p 이상 고꾸라진 셈이다.

코스닥의 부진은 특히, 지난달 29일 전장 대비 16.85p(2.48%) 급락한 663.58에 마감, 두 달 만에 660선으로 미끄러진 게 뼈아팠다. 이날 기록한 낙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국내 주식시장이 주저앉았던 지난 6월24일(32.36%) 이후 최대치다.

▲ 14일째 600선에 머무르며 침체 국면에 있는 코스닥(표=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이에 반해 코스피는 지난 4일 이후 20거래일째 2000선에 머무르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59p(0.28%) 오른 2038.31에 거래를 마쳐 2030선을 지켰다.

주로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코스닥의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은 코스닥이 600선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한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13일 연속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이날 '사자' 전환했지만, 80억원 어치를 쇼핑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기관이 팔아치운 규모만 무려 5000여억원에 달한다. 8월 한 달에만 9000억원 가량을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613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대형주로 몰리면서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6개월 연속 중소형주 펀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시장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부진한 실적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 섹터별로 △IT △건강관리 △경기소비재 △산업재 순으로 큰 하락세를 보이며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소폭이나마 상승한 섹터은 에너지가 유일했다. 제약주의 반등이 지연되는 가운데 IT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부진은 외부 변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밸류에이션 할인율을 보면 코스피시장과 큰 차이가 없다"며 "코스닥만 대외 악재를 감안해 밸류에이션 할인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두 시장이 오히려 차이나는 부분은 기업들의 이익"이라며 "코스닥시장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0.2% 상승해 연초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코스피시장에서는 EPS가 10.5% 상향된 것과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닥의 부진은 실적 불확실성에 의한 부분이 크다"며 "실적 가시성이 낮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것도 코스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다는 시각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29일 코스닥지수가 2.48% 급락했다. 0.25%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인 코스피와 크게 대비됐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연설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의 증시가 하락한 것에 비춰볼 때 국내 증시에서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등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적 개선이 반등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기대해볼 만한 부분은 IT섹터로, 2012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IT 분야 12개월 선행 EPS는 동행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IT 전방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 후방 산업인 중소형주 실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준호 연구원은 "코스닥 관련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저점 연결대에 있어 단기 반등이 유력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형주 대비 단기 낙폭이 컸다는 점도 단기 트레이딩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