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마이너스' 전환…2분기 경제성장률 0.8%
국민소득 '마이너스' 전환…2분기 경제성장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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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 장기화…유가반등으로 교역조건도 악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올 2분기 우리 경제가 0.8% 성장해 3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부동산 시장 호황이 성장세를 견인했지만, 수출 부진 장기화와 1분기 이미 다 소진한 정부의 집행 여력은 성장세의 발목을 잡았다. 유가 반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국민의 실질총소득도 2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대비 0.8% 성장했다. 7월 발표 잠정 수치 대비해서는 0.1%p 상향됐지만, 지난해 4분기 0.7%, 올 1분기 0.5%에 이어 3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 자료=한국은행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와 정부의 소비진작책이 2분기 성장률을 떠받쳤다. 지난 1분기 성장에 1.0%p나 기여했던 건설투자는 2분기중에도 0.5%p를 견인했다. 특히 올 2분기 건설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0.8%나 급성장하면서 2002년 1분기 이후 1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에 인하 연장 효과에 힘입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1분기 부진을 벗고 플러스 전환했다. 개소세 인하 연장 시한이 올 6월로 만료되면서 승용차 등의 내구재 지출이 2분기에 몰린 탓이다. 이에 2분기 민간소비는 3.3% 증가하면서 성장률을 0.5%p 높였다.

지난분기 성장률 정체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설비투자는 2분기에는 성장률에 0.2%p를 보탰다. 역시 개소세 인하를 염두에 두고 기업들이 자동차 등의 운송장비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2분기중 설비투자 증가율은 2.8%로 전분기대비 플러스 전환했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2.7%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고 신축하는 물량도 많아 건설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어 건설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소비의 경우 2분기 개소세 인하가 만료되면서 승용차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법인이 영업용으로 차량을 구매하면 기업의 설비투자로 추산되는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수출과 정부부문은 성장세를 깎아먹었다. 순수출의 2분기 성장기여도는 0.3%p 하락 영향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2분기 수출이 1.1% 증가전환했으나, 수입은 더 큰 폭(2.1%)으로 늘어난 탓이다.

정부 부문의 경우 1분기 재정의 60%를 끌어다 쓰는 조기집행을 단행하면서 2분기 성장률에 미친 영향은 -0.3%p에 그쳤다. 정부소비는 0.1% 증가에 그쳤다.

경제가 미약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국민총소득(GNI)은 5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2분기 실질 GNI는 전기대비 0.4% 감소한 391조7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4년 3분기(-0.2%)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율로 보면 지난 2010년 4분기(-1.7%)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2분기 국제유가 반등으로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입가격보다 우리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나 운송재의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2분기 1조2000억원에 달했던 실질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2분기 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유가 상승으로 수출품 가격이 수입품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나빠지고 대외 구매력이 떨어졌다"며 "2분기중 기업들의 해외 배당금 지급이 많이 늘어난 점도 국민총소득에는 마이너스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년동기대비해서는 4.5%의 증가세를 이어간 만큼 여전히 견실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민간소비와 기업의 운송설비 투자는 일제히 늘면서 저축은 위축되고 투자율은 반등했다. 지난 1분기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국내총투자율은 28.7%로 2분기 들어 1.3%p 상승했고, 총저축률은 전분기보다 0.7%p 하락한 35.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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