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베트남판' 삼성전자 찾아 내겠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베트남판' 삼성전자 찾아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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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베트남증권투자신탁' 출시 기자간담회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삼성전자 주식이 1만원대를 넘나들던 시절이 있었죠. 우리가 해야할 일은 베트남판 삼성전자를 찾는 일입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는 22일 '메리츠베트남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이하 메리츠베트남펀드) 판매에 앞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옛날 삼성전자도 1만원대에서 조금 오르면 팔고 하던 시기가 있었다"며 "우리는 계속 그런 주식을 찾아 오래 투자해 수익을 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메리츠자산운용이 이번에 선 보이는 메리츠베트남펀드는 베트남 국공채와 우량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10년 투자하는 폐쇄형 상품으로 중간 배당소득이나 이자소득을 투자자에게 환원한다. 폐쇄형 상품은 중간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핸디캡이 있다.

환금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펀드를 90일 이내 증시에 상장해 투자자간 유통이 가능하게끔 시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다만, 상장주권의 유동성이 크지 않아 실제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

존 리 대표는 폐쇄형 상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폐쇄형이 아니면 베트남에 투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또 국영기업이 상장하는 데 6개월 가량 걸리는데 도중 환매 요구가 들어오면 다른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선 "수익을 내기 위해선 20년까지도 가야 한다고 생가하지만 아직 한국에선 10년이 최대"라며 "수익을 보려면 이 정도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리 대표가 많은 이머징 마켓(신흥국 시장)에서 베트남을 투자 지역으로 선정한 데는 한국과의 닮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과거 한국의 격동기 시절 한국 기업들에 투자하는 '코리아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투자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난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유사하다"며 "7%에 달하는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9400만명의 인구. 평균연령 29세라는 매력적 인구구성까지 모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 지점을 갔는데 지점장 절반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의 경영 참여 비율이 높았다"며 "풍부한 지하자원도 플러스 요인이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투자기회와 높은 배당률,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베트남 정부가 국영 기업들의 민영화를 추진 중인 데다 IPO가 증가하고 있고, 외국인지분제한도 폐지 추세에 있다는 것.

다만 베트남 내 부정부패 문제나 기업 투명성 부족 문제, 기업지배구조 문제, 낮은 국가신용등급 문제 등은 우려 요인으로 지적됐으나 존 리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앞서 설명했듯 기업 패밀리 기업 아니고 전문경영인이 많아 주인-대리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신용등급이 낮아 메이저 헤지펀드들이 들어오기 전이란 점도 외려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베트남 증시 버블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존 리 대표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증시 버블이 겹쳤다"며 "지금은 시장 자체가 커졌고, 기업도 늘어 타이밍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도한 투자 열기를 방지하기 위해 모집하는 금액은 최대 1500억원으로 제한하려 한다"며 "최소 모집금액(500억원) 이하로 모일 경우 투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진행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메리츠베트남펀드 운용과 관련해서는 자금 모집이 끝나면 우선 국공채부터 투자해 국공채와 주식 투자 비중을 초반 6대 4 정도로 제한할 방침이다. 다만, 이후에는 3대 7로 주식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인 운용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펀드 투자는 베트남 통화인 '동'으로 이뤄진다. 환 헷지(리스크 회피)를 추가로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투자 소득이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투자자들과의 소통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투자레터와 웹사이트를 통해 할 계획이다. 매일 증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채권 및 주식 가격을 그날 그날 계산해 적시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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