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성수기 불황?…하이트진로의 깊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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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수에도 맥주 매출 '미지근'…비수기 1Q보다 적자 확대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맥주시장의 전통강자 하이트진로가 여름성수기와 올해 리우올림픽 개막이라는 겹호재에도 불구하고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맥주 공세와 롯데칠성의 맥주 투자 등 안팎의 난제로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 늘은 5005억원,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27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이뤄진 소주 가격인상으로 마진이 개선된데다 점유율(M/S) 상승에 힘입은 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주목되는 점은 올해 선보인 '이슬톡톡'과 '망고링고' 등 신규 제품에서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의 외형은 비수기인 1분기보다 축소됐다는 것이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은 135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1분기 때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 하이트진로 제품 이미지 (사진 = 서울파이낸스 DB)

이는 수입맥주의 공세와 롯데칠성 등 타 경쟁사들의 맥주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8년 52.28%, 2009년 48.43%, 2010년 44.63%, 2011년 39.60%로 줄곧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0.5~1.0%포인트 정도 하락해 점유율이 34% 정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맥주가격 인상 소문으로 물량저항이 발생한 점도 2분기 맥주 영업실적 악화의 요인이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연내 맥주가격 인상은 결국 무기한 연기됐고, 설령 인상된다 해도 일시적 실적개선에 머물 것이라는 게 복수의 업계 관계자 반응이다.

국내 주류업계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인 '수입맥주 공세'도 경쟁사인 오비맥주보다 하이트진로가 더 취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류업계는 정체에 빠진 국산맥주 실적 만회를 위해 수입맥주 확대에 나섰는데, 하이트진로는 기린이치방과 크로넨버그(프랑스), 싱하(태국) 등의 인터내셔날맥주 브랜드를 수입·유통하고 있으며 오비맥주는 '바스', '보딩턴', '모젤', '프란치스카너' 등의 수입맥주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AB인베브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오비맥주와 비교해 취급 브랜드수와 판매량 등에서만 봐도 하이트진로가 크게 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오는 22일까지 개최되는 리우 '올림픽 특수'도 기대 이하다. 새벽 시간 경기가 많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8월 한달간 주가도 2만2450원에서 2만2400원으로 0.22% 하락해 올림픽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엎친데 덮친격으로 하이트진로의 재무적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NICE신용평가는 하이트진로의 경영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2→A2-)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1조 2538억원의 단기차입금을 포함해 1년 내 1조6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자회사 하이트진로에탄올을 매각했는데, 이는 2조원 규모에 달하는 그룹의 차입금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주류 제조·판매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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