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추석 대목…백화점·마트, 김영란법 여파 '촉각'
때이른 추석 대목…백화점·마트, 김영란법 여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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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아백화점에서 모델들이 5만원 미만의 추석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갤러리아백화점)

5만원 이하 세트 확대…명절대표 선물 '한우세트' 놓고 고심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유통업계가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앞서 명절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했다. 일명 '김영란법'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도 대폭 늘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지난달 말, 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먼저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지난달 25일, 홈플러스는 28일부터 전국 매장 및 온라인을 통해 추석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농협하나로마트의 경우는 추석 25일 전인 오는 20일경부터 사전 예약을 접수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일 명절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와 신세계, 갤러리아 백화점도 4일부터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업계는 지속된 경기 침체에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예약 판매를 찾는 소비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약 상품의 경우 명절기간 판매 가격과 비교해 10~30%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예약 상품들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자 명절 대목을 노린 업체들의 경쟁도 함께 앞당겨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명절선물세트의 사전예약 판매 신장률은 2014년 48%에서 지난해 98.4%로 급증했다. 같은 기준 현대백화점은 38.9%에서 54.5%로 성장했다. 이마트 역시 올해 설날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48.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백화점 업계는 고가의 선물세트를 취급했던 예년과 달리 5만원 미만의 상품 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만원 미만 상품의 물량을 전년 대비 30%가량 늘렸고 현대백화점도 관련 상품 물량을 20% 정도 더 확보할 방침이다. 해당 상품들은 주로 청과류·건어물·통조림·햄 등의 가공품 중심으로 구성됐다.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도 5만원 미만의 선물을 전년 대비 각각 30여개, 47개 추가하기로 했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공무원, 언론인, 교사 등 법 적용 대상자는 내달 28일부터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하로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업계는 올해 추석(9월15일)부터 5만원 미만의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등 선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김영란법이 시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 추석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백화점들이 5만원 미만의 가성비 높은 선물세트를 내놓으면서 상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명절 기간 매출액을 기준으로 판매된 선물세트 순위량을 조사한 결과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모두 1위를 축산이 차지했다. 대표 상품으로 '국산 한우세트'가 공통으로 꼽혔다.

명절 대표 선물로도 꼽히는 '한우세트'의 경우 최소가가 10만원부터다. 특히 국산 한우의 경우 MD들이 아무리 상품구성을 고안한다고 해도 5만원 미만의 상품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축산과 과일을 합치는 등 다른 상품과의 조합으로 가격을 맞추는 것을 고안하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을 가늠할 수 없는 상태"라며 "국산 한우가 지금보다 더 프리미엄 이미지로 성장하게 될지, 외면 받게 될지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고객 수요를 살펴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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