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위스키업체, '김영란법' 돌파구 있나
엎친데 덮친 위스키업체, '김영란법' 돌파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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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女心 잡기에 총력…"접대 이미지서 탈피"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 위스키 전문회사인 골든블루는 국내 시장에 2030세대 취향의 위스키가 없었다는 점에 착안해 업계 최초로 블렌디드 화이트 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Phantom the White)'를 선보였다. 회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 하반기에 팬텀 브랜드를 더 확장해 여성 음용층을 위한 플레이버드 위스키 '팬텀 허니(honey)'를 선보일 계획이다.

▲ (좌) 롯데주류의 '블랙조커 마일드'와 골든블루 '팬텀 더 화이트'(우) (사진 = 각 사)

위스키업체들이 그간 40~50대 중장년층 타겟팅을 넘어 2030세대 및 여심(女心)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스키시장의 장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의 일환이다. 여기에 최근 접대문화 근절을 취지로 한 김영란법의 합헌 결정이 나면서 이같은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인 이른바 '김영란법'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린 가운데 기업의 접대비 건당 한도가 음식은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규정됐다. 주류업계의 술 소비 규모도 전반적인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 주류에 비해 단가가 높은 위스키 매출의 경우 통상 접대를 중심으로 한 유흥업소에서 발생해 왔다는 점에서 직격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04년 도입된 '접대비 50만원 실명제' 이후 국내 위스키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불황과 소비자의 음주 패턴 변화 등으로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위스키시장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꾸준히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위스키 시장의 절대강자인 영국산 스카치 위스키는 접대문화 퇴출과 경기불황, 소맥 폭탄주 유행 등으로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위스키업체들은 소비층 확대를 돌파구로 삼았다. 기존 중장년 남성중심 술 문화에서 젊은층과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저도 위스키'를 속속히 선보인 것. 2009년 골든블루는 36.5도 저도 위스키를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국내 위스키 시장 지각변동을 일으켰는데, 이는 '독하고, 올드하고 아저씨들이 마시는 술'로 자리 잡았던 기존의 위스키 이미지를 탈피해 대중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롯데주류도 기존 위스키 알코올 도수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25도의 '블랙조커 마일드'를 출시했다. 위스키 관련 제품 도수가 20도대로 내려간 것은 업계 최초로, 규정상 이 술은 위스키가 아닌 리큐어(liqueur)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도 '젊은 술'이미지로 어필하며 대중화를 이끄는 노력이 침체돼가는 위스키업계의 불가피한 선택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김영란법 합헌에 이 같은 선택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다만, 이와관련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페리얼의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지난해 말 여성소비자를 겨냥해 위스키에 석류 향을 넣은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위스키시장의 대중화 확대에 나섰지만, 주력상품이 아닌데다 실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또 데낄라 브랜드인 '호세꾸엘보'도 화이트 제품으로 나오는 등 이미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면서 화이트 스프릿이 주류문화를 선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수치로 집계되지 않아 이렇다할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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