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부족한 조선업계, '우울한'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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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중공업

조선 빅3, 상반기 초라한 성적표…"9월부터 수주확보 총력"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조선 빅3가 본격적인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부진한 실적과 어두운 하반기 전망으로 휴가가 편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중 가장 긴 여름휴가를 떠난다.

현대중공업의 공식 여름휴가는 다음달 1일부터 11일까지다. 여기에 노조 창립기념일 휴무(7월 28일)와 광복절이 껴있어 29일과 다음달 12일 각각 연차휴가를 사용하면 최대 19일 동안 쉴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여름휴가를 앞두고 2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연결기준 55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1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부문의 실적 호조가 큰 영향을 미쳐,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104억원에 그쳤다. 수주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향후 수주실적과 경영효율성 개선 등이 불투명해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주부진으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조선·해양부문 진행기준 수주잔고는 연간 매출액 대비 1배 내외로 추정된다.

내년 상반기 이후의 건조물량 부족과 고정비 증가 가능성을 감안하면 수주잔량이 우려할만한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올 상반기 조선·해양부문 신규수주는 1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 수준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2분기 실적발표 직후 담화문에서 "휴가가 끝나고 9월부터는 수주를 위해 노사가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분기 실적은 개선됐지만 조선부문 상반기 수주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80% 가까이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여름휴가(다음달 1~5일) 전 2분기 2837억원의 적자를 냈다. 증권사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회사 측은 인력 구조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 약 2100억원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신규수주가 없다는 것은 삼성중공업에게 치명타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3년간 수주 전망을 연평균 55억달러로 잡으며, 과거 6년간 평균의 50% 수준으로 낮췄다. 조선 빅3 중 가장 감소폭이 크다.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자협의회 역시 잠재적인 리스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2주간 하기 집중휴가에 들어갔다. 다음달 중순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대우조선 역시 지난 1분기(263억원)와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음에도, 해양플랜트의 추가 손실이 남아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우조선은 오는 9월 기업어음(CP) 4000억원이 만기도래하며, 내년 만기 예정인 회사채는 9400억원이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발주처의 자금조달 문제로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소난골 드릴쉽 2기(약 1조원)의 인도가 중요하다"며 "해양설비 적기 인도는 유동성 확보와 손익 개선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산업연구원의 '하반기 산업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조선산업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한 156억27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조선업 생산량도 7.1% 감소한 513만9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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