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부는 M&A 바람···업종별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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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필룩스 '울고'···한미사이언스 '웃고'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최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부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합병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과 자금조달 부담이 주가 향배를 가르는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지난 26일 기준 전장보다 1.74% 오른 3만2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전장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엠케이트렌드 인수 소식을 최초로 밝힌 지난 22일보다는 여전히 9%가량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엠케이트렌드의 주가도 10% 넘게 내린 1만7950원에 머무르고 있다.

▲ 인수합병 관련주 기준일 대비 주가 등락률. 단위: 원. (자료 = 한국거래소)

주가 하락세에는 엠케이트렌드 인수합병 소식이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세실업은 지난 22일 장 종료 후 공시를 통해 엠케이트렌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인 김상택·김상훈씨로부터 지분 40%를 1190억원에 양수도한다고 밝혔다. 양수가액으로는 현 주가 수준과 경영권 프리미엄 17%를 고려해 보통주 1주당 2만3518원을 책정했다.

통상 인수합병 결정은 미래 성장성을 높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긍정적 이벤트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이번 인수합병이 인수 측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중국 내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분석과 함께 올해 중국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 추정치를 각 185.7%, 84.6%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엠케이트렌드 지분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비용' 논란이다. 박희진·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피인수 회사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매각 직전 주가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급등하면서 사실상 17%가 아닌 45%의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게 돼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의류 브랜드 'TBJ'를 보유한 엠케이트렌드의 인수 사실 자체가 시장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초 한세실업이 지난해 말 제조업에 집중하겠다며 기존에 보유하던 브랜드 자회사 '한세드림'과 'FRJ' 등을 모기업인 한세홀딩스에 양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유정현·정솔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입장과 다른 이번 투자 결정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음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며 "만일 궁극적으로 지주사가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게 되더라도 한세실업의 가업가치가 훼손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업 필룩스 또한 승자의 저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룩스는 지난 19일 자회사 바이필룩스가  지분 44.3%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필룩스 또한 상지건설 지분 31.58%를 취득해 총 75.88%의 지분을 인수한다. 필요한 자금은 금전대여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필룩스의 주가도 전날 기준 바이필룩스의 상지건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종가 대비 10% 가까이 내린 424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바이필룩스와 상지건설의 주가 흐름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필룩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연초에 자사 M&A 이슈로 주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이번 M&A는 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부분이기 때문에 주가에 반영될 것이란 기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 제이브이엠과의 합병 시너지가 부각된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전날 기준 15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합병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월9일 종가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번 인수합병 결정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내 반등했다. 같은 날 제이브이엠도 5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기준일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7일 제이브이엠 지분 30%(보통주 189만9272주) 취득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전체 양수금액 1292억원의 20%는 현금 지급하고 나머지 80%는 자사주로 지급한다는 양사간 계약에 따른 것. 한미사이언스는 제이브이엠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의약품 관련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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