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대출 안되고 덩치만 큰 '기형'
인터넷뱅킹, 대출 안되고 덩치만 큰 '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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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2674만명 돌파...대출은 전체대출 1~2% '제자리' 
고객-은행 모두 得...제도 보완-사회적 공감대 형성 절실
 
 
[공인호기자]<ihkong@seoulfn.com>인터넷뱅킹의 볼륨은 갈수록 커지는 데, 정작 은행이용 고객들에게 가장 필요한 대출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이 대출은 안되고 덩치만 커지는 '기형적 구조'로, 발전 아닌 발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인터넷 대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모색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뱅킹 이용자는 2,674만명으로 전년대비 10.2%의 빠른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인터넷뱅킹중 인터넷 대출을 이용한 고객은 극히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의 전체 대출액에서 인터넷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이며, 그 나마도 학자금 대출과 특정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외에는 실적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고객입장에서는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데 따른 시간절약은 물론, 간편한 절차로 인한 대출이자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잇점이 있는 데도 불구, 인터넷 대출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홍보 부족, 서비스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신용 인증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허위로 작성된 소득증빙 서류로 인한 상환불능 문제(채권 부실화)때문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터넷대출이 활성화돼 있는 일부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의 경우 높은 이자율 때문에 대출금 미상환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지만, 시중은행은 이자율이 낮아 허위 신용정보로 인한 리스크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엄격한 신용평가를 적용하게 되고, 이러한 평가절차로 인해 많은 고객들이 인터넷 대출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
 
이와 관련, 개인신용평가회사인 KCB가 지난해 12월 대출상환 실적 등 우량정보를 포함한 새로운 개인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올해부터 2,800만명의 신용점수를 금융기관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인터넷 대출 활성화에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KCB에 의하면 기존 모델은 연체정보와 조회정보 등 불량정보에 편중돼 있었지만, 새 모델은 대출형태나 대출상환 실적, 신용거래 기간과 카드결제 실적 등 우량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KCB에서 제공하겠다는 신용평가모델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터넷 대출이 활성화 돼 있는 일부 선진국의 경우 개인의 소득과 재산에 대한 신고와 증명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중은행들과의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고 보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인터넷대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한 소득신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중론이다.

이와함께, 개인신용정보 문제등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금감원과 국세청 등, 정부기관과 시중은행 간 정보교류 활성화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인터넷대출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이 시중은행을 신뢰하고 정부기관과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인터넷대출은 시중은행의 주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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