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스바겐 사태요? 아우디는 잘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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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아우디 A6는 1200만원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매장 내 인기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한 딜러는 "신형 A4 모델과 200만원밖에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이 기회에 A6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사진=정수지 기자)

아우디 프로모션에 계약 줄이어…"배기가스 문의 고객 없어"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디젤 사태 때문에 아예 안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네요. 평소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데 누가 마다하겠어요?."-A아우디 전시장 딜러

인증취소,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을 앞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또 다시 '할인' 카드를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디젤게이트 대응책으로 할인, 무이자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최다 판매고를 올렸던 폭스바겐과 동일하게 아우디도 결국 박리다매(薄利多賣)를 선택한 것.

일선 판매현장도 아우디 차량의 인기는 여전했다. 특히 판매정지 차종에 포함된 2000cc 뉴 아우디 A6(이하 A6) 모델은 최대 23%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핫 아이템'으로 꼽힐 정도다.

첫 방문지였던 서울 B전시장은 아들과 매장을 찾은 아버지, 신혼부부 등이 매장 내 전시차량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들이 가장 꼼꼼하게 긴 시간 살펴본 차량도 역시 'A6'.

40대 남자 고객은 "벤츠 구형 E클래스를 타고 있는데 요즘 아우디가 할인을 많이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참에 차를 바꿀까 싶어 매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아기와 함께 앞좌석과 뒷좌석을 번갈아 앉아보던 30대 여성은 "지난달 지인이 23% 할인을 받고 A6를 구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뉴스를 통해 배기가스 사태에 대해 듣긴 했지만 운전에 지장은 없다고 해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전시장 딜러는 "A6 기본 할인율은 7%지만 디젤차 사태 이후 할인율이 기본 15%까지 올랐다"며 "여기에 딜러 개인 할인 2~3%를 더하면 최대 18% 정도는 평균적으로 할인 받을 수 있어 고객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 아우디는 배출가스 조작 사건 여파에 20% 할인 카드를 내세우며 견조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정수지 기자)

실제 이 여성 고객이 구매한 차량은 A6 35 TDI Comfort 모델. 판매가는 6320만원이지만 18% 할인을 적용하면 1150만원 저렴한 517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딜러는 "폭스바겐 사태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들도 거의 없다"며 "차량 성능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인 문제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두번째로 찾은 서울 C전시장에서도 30대 남성이 딜러와 상담을 하고 있었다. 생애 첫 차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한 이 남성이 눈여겨보고 있는 모델은 A3.

4290만원에 판매 중인 A3를 15%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딜러의 말에 그는 상세 견적을 내고 있었다.

최근 불미스런 일에도 해당 모델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운전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항도 아니고 차량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15% 할인이면 36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이 차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일선 판매점의 딜러들 역시 고객들에게 배기가스 조작, 환경 문제 등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재인증만 거치면 해당 모델을 문제없이 다시 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시장 딜러는 "불량 차량 혹은 정말 팔지 말아야하는 차를 팔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싼값에라도 빨리,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배기가스 조작이 차량 품질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달보다는 할인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15~20% 할인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확장 개소한 D전시장의 경우 양옆에 국내 완성차 대리점과 BMW, 벤츠 등 수입차브랜드 전시장을 끼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견조한 계약대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시장 딜러는 "사실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 중에서 배기가스를 걱정하는 분이 얼마나 있겠냐"며 "요즘 할인율이 이렇게 높은데 굳이 다른 수입차 브랜드를 사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가까운 지인들이 아우디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기회를 꼭 잡으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번 사태로 일부 타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아우디의 브랜드 인지도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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