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은 농심, 짬뽕은 오뚜기"…라면시장 공식 될까
"짜장은 농심, 짬뽕은 오뚜기"…라면시장 공식 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 = 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 농심이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굵은 면발의 '짜왕'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오뚜기도 '진짜장'을 내놓았다. 그러다 같은해 10월 오뚜기가 내놓은 '진짬뽕'이 인기를 얻자 한달여만에 농심도 '맛짬뽕'을, 삼양식품에서는 '갓짬뽕'을, 그리고 한국야쿠르트의 자회사인 팔도에서는 '불짬뽕'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렇듯 지난해 이후 굵은 면발을 활용한 중화권 요리가 라면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모습이다. 특히 라면업계 1, 2위를 다투는 농심과 오뚜기가 굵은 면발계의 강자로 등극하면서 1년여가 지난 현재에도 강대 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 농심, 짜왕 효과로 1700억 축적…오뚜기, 최대 분기매출

15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 출시된 농심 '짜왕'은 출시 6개월만에 누적 매출액이 7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짜왕'은 통상 국물라면 비수기인 2분기에도 판매액이 증가하면서 국내 점유율 4위를 차지하면서 반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실제 농심 '짜왕'의 인기는 지난해 농심의 영업이익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농심이 지난 5월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2조1816억원으로 전년(2조417억원) 대비 6.85% 소폭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82억원을 기록해 전년(735억원)보다 60.6%나 급증했다.

또 '짜왕' 덕분에 영업활동 현금흐름 지표가 개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순익이 급증하면서 보유 현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심 당기순이익은 1174억원으로 전년 644억원보다 82%나 늘어났는데, 이 중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지난 2014년 986억원에서 지난해 2018억원으로 10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심이 프리미엄 짜장라면을 선보였다면 오뚜기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고가의 짬뽕라면인 '진짬뽕'을 출시했는데, 이는 출시 2개월만에 판매 2000만개를 돌파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진짜장'과 '진짬뽕'으로 승부를 건 오뚜기는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매출을 시현했다. 오뚜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51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645억원 대비 11% 늘었다.

다만, 농심과 달리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 오뚜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본 결과, 연결 기준으로 지난 2014년 1173억원에서 1114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 올들어 신제품 효과 '주춤'…실적 개선 미지수?

굵은 면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농심과 오뚜기가 지난해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자 '짜왕'과 '진짬뽕'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하지만 이들의 이익 모멘텀, 즉 이 같은 신제품 효과가 올해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올 들어 농심과 오뚜기의 실적 개선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농심의 매출액은 5576억원으로 전분기(5681억원) 대비 1.84% 소폭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324억원에서 255억원으로 21% 줄어들었다.

오뚜기는 올 1분기 매출액 493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지난해 4분기(5156억원)와 비교해보면 4.34% 줄어들어 실적 개선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경쟁사들의 '미투' 상품에 따른 경쟁심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로 이들의 신제품 효과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 성적표 역시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농심의 2분기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76억원, 255억원으로 직전 대비 1.84%, 21.0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오뚜기의 예상 매출액은 4932억원으로 4.34%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예상 영업이익은 365억원으로 2.61% 소폭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농심에 대해 "라면시장의 경쟁심화와 '맛짬뽕', '짜왕'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량 감소로 올해 전체 라면 판매량이 전낸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오뚜기에 대해 IBK투자증권은 "매출액 중 33.5%를 차지하는 면제품류가 최근 시장 점유율이 상승함에 따라 외형성장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들 주가 역시 연초 대비 많이 하락했다. 농심은 연초 44만1000원에서 이날 32만1500원까지 27% 떨어졌으며 오뚜기도 연초 125만5000원에서 이날 82만1000원 34.6% 급락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선 "일시적 유행으로 인한 거품 해소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