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 '조직'對 '바람' 싸움(?)
우리금융 회장, '조직'對 '바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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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朴 차관 내정설 "정해진 것 없다"...黃회장 시장에 호소할 듯
총 11명 '예측 불허'...금융권 인사 '시금석' 가능성도 배제 못해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우리금융 회장 인선이 박병원 재경부 차관의 후보자 응모로 '싱거운 게임'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빗나갈 조짐이 엿보여 주목된다.
여러가지 정황상 이번 선임과정은 과거와 다른 박 차관과 황 회장간 '조직對 바람싸움' 으로 흐르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팽팽한 접전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리금융 회장 인선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금융권 인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시금석'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일단,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과 황영기 현 회장이 모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둘 간의 접전이 예상된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공적자금 투입은행인 관계로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박 차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반론이다.
무엇보다, 현직 차관이 사표를 던지고 공모에 나선다는 점에서 사실상 '예정된' 수순밟기로 보는 관측이 많다.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한 이유부터가 관료출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장은 관료 출신, 행장은 민간출신'이라는 자리 안배식 인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회장, 행장 분리와 마찬가지로 행장인선을 동시에 하는 것도 행장자리에 민간출신을 앉힘으로써 '낙하산 회장'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최종인사권자인 청와대가 아직 박 차관에 분명한 신호를 준 것은 아닌 것같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분위기는 미묘한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재경부가 박차관을 밀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아직 분명치 않다는 것.
청와대와 재경부간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만은 않다는 점, 그리고, 박 차관이 그동안 정책추진 과정에서 청와대와 자주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라는 점이 이같은 관측의 배경이다.

이와관련, 황 회장이 출사표를 던진 것도 의미있게 받아 들여지는 대목이다.
황 회장이 응모했다는 사실은 박 차관이 나오더라도  한 번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나름의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고, 이는 곧 교통정리가 확실히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지기때문이다. 황 회장 출마가 적어도 들러리는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겸 우리은행장은 7일 "우리금융 회장이 관에서 오든지 시장에서 오든지 인사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우리은행이 얼마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황 행장은 또 "특정 인물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은행이 1등은행에 한발 더 다가섰다"며 지난해 실적호전을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능력을 강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임기중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호평받고 있는 비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사회 공헌에 일조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장에서 그들의 폭발적인 위력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회장추천위의 회장 인선작업이 시작된 중요한 싯점에서 나온 황 회장의 이같은 언급들은 곱씹어 볼 만하다. 박 차관과 한 판 승부를 작정한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가 이번 인사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청와대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대통령의 인기도등을 감안할 때,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우리금융회장 인선에 어설프게 개입했다가 자칫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판단, 끝까지 자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 더 나아가, 되레 공정인사를 만천하에 드러냄으로써 실추된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니까, 박 차관은 끝까지 청와대의 지원사격없이 경쟁을 벌여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 이는, 곧 황 회장이 출사표를 던진 것도 결국 이같은 판세를 읽은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우리금융 회장 인선은 재경부등 관료집단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박 차관과 자신의 임기중 경영성과를 내세워 시장과 직접대화하는 방식을 취할 황 회장간의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양상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듯한 형국이다.
그야말로, '조직과 바람'싸움이 이번 인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것.
이와관련, 황 회장이 7일 은행임직원들을 상대로 은연중에 자심감을 표현한 것은 상시적인 월례조회라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이같은 경쟁전략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장과의 대화에 앞서 직원들을 먼저 대화의 상대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때문에, 앞으로 경쟁이 가열될 경우 황 회장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기때문에 사령탑을 관출신이 맡아야 된다는 논리를 정면으로 공박하면서, 자신의 경영성과를 들어 연임론을 부각시켜 나갈 것으로 보여, 두 사람간 경쟁은 두껑을 열기까지 피를말리는 예측불허의 접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에는 총11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중 박병원 재경부 차관등 8명은 헤드헌터사 추천을 받는 형식으로 응모했다.
공모에 참여한 인사는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 전광우 전 우리금융 부회장, 김종욱 우리투자증권 회장, 최명주 전 교보증권 사장, 이팔성 전 우리증권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박 차관의 회장 내정설과 관련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회추위에서 면접 등을 통해 최종 후보군을 추천하면 인사 검증을 통해 우리금융 회장을 내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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