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주식·채권 '동반랠리'…브렉시트 장세 속 '각광'
인니 주식·채권 '동반랠리'…브렉시트 장세 속 '각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충격이 잦아들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이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연초부터 외국인 자금을 빨아들이며 작년 말 대비 8% 넘게 올랐다. 채권시장 역시 증권가 낙관을 업고 상승랠리를 지속할 전망이다.

◇아시아 긍정론에 투자대안 부상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브렉시트 결정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상승탄력이 둔화되면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아시아 주요국 중 높은 인구밀도를 바탕으로 내수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네시아가 유망 투자처로 조명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인도,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권유가 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최근 수년간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시현해온 데다 세계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 60%가 넘는 생산가능인구 등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머징 투자의 중기적 자산배분에서 아세안, 중남미, 인도, 중국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아세안에서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더 유망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당선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주도한 투자 유도책, 형식주의 타파, 인프라제도 개선 등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으로 관측된다. 스탠다드차티드(SC) 아시아지역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빗 만은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인가 단행될 것이고, 이는 성장을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카르타종합지수 1년 추이. 지수는 지난 1일 4971.581로 장을 마감해 지난해 말(4593.008)보다 8.24% 상승했다. (사진 = 블룸버그)

실제로 인도네시아 대표지수인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올 들어 8%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지난 1일 4971.581로 장을 마감해 작년 말에 비해 8.24%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제로금리 폐지를 앞두고 연중 저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지수로만 보면 코스피지수나 중국상해종합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냈다.

외국인 자금 유입세도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인도네시아 증시에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9억84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브렉시트 직후 첫 개장일 44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날부터 닷새(24~30일) 동안 인도네시아 증시로 흘러들어간 외국인 자금은 무려 4억1900달러에 육박했다.

다만, 일각에선 인도네시아 시장에 내재된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현철 연구원은 "재정건전성 문제, 환율변동성 문제, 재산권 행사 등 기업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요소"라며 "조코위는 에너지 보조금 축소, 사업인허가 간소화 등으로 개혁을 꾀하고 있으며 초기 안착에는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에 채권시장도 낙관

증시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 대한 낙관도 이어지고 있다. 조코위가 경제적 안정성을 위해 실시해 온 통화완화 정책이 추가로 단행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간다는 점에서 채권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브래드 깁슨 AB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장 매력적인 기회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를 보고 있다"며 "시장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나, AB는 추가로 25bp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적시했다.

▲ 루피아화 환율 5년 추이. 달러-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4일 기준 달러당 1만3100루피아로 5년 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진 = CNBC)

현재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4일 기준 달러(USD)당 1만3100루피아를 기록하고 있다. 5년 전인 지난 2011년 7월4일(8512.50루피아)보다 큰 폭으로 뛴 수준이다. 조코위의 통화완화 정책이 일부 효과를 거두면서 자국 통화가치 절하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브래드 깁슨 매니저는 "(인도네시아) 경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하락했고, 정부는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재정 정책적 대응이 이뤄질 여지는 거의 없다"며 "아울러 최근 이머징마켓 위험축소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를 지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고려할 때 통화 가치 하락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도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될 경우 무디스와 피치도 투자등급을 변경할 것"이라며 "또한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투자등급은 S&P가 'BB+'로 등급전망은 '긍정적'이다. 피치의 경우 'BBB'에 등급전망 '안정적'을 부여하고 있으며, 무디스는 'Baa3'에 등급전망 '안정적'을 고수하고 있다.

◇높은 환율변동성 '주의'…"선택과 집중 필요"

하지만 인도네시아 특유의 높은 외환변동성은 투자 위험요소로 관측되기도 한다. 원화 대비 루피아화의 가치가 급락할 경우 환전 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이후 루피아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성장주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주문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Telekomunikasi Indonesia (Persero) Tbk PT(통신), △Bank Rakyat Indonesia (Persero) Tbk(금융), △Bumi Serpong Damai Tbk(부동산) △Waskita Karya Tbk PT(인프라) △SURYA CITRA Media Tbk(미디어)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각 섹터별 대표 종목이자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된 종목들이다.

내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에 착안, 수혜가 예상되는 미디어주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 펀드매니저 앨런 리차드슨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디어주는 이미 상당한 상승랠리를 보인 소비재주를 사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며 "소비재주에 지금 들어가는 것은 너무 늦은 행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여건이 안정화되고 있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안정화됨에 따라 루피아화 가치도 안정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재 회사들은 광고예산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결 비싸진 내수주보다 가격 매력이 높은 TV주 등을 매수하라는 얘기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