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음반매장, 골목상권 '상생안' 찾을까
현대카드 음반매장, 골목상권 '상생안'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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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소매상연합회 "자본력으로 시장잠식"
사측 "고객과의 약속…공생안 마련할 것"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현대카드가 이태원 뮤직라이브러리 옆에 신규 오픈한 음반매장 '바이닐&플라스틱(Vinyl&Plastic)'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가 폐점 시위를 지속하자 현대카드는 중고 바이닐(LP) 판매 중단 등을 협상 카드로 내놨지만, 연합회가 '일방적 결정'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힌 것.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는 지난달 24일부터 '현대카드의 음반소매점 인·허가 취소와 바이닐&플라스틱 폐쇄'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지윤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장은 "한 이익집단이 작은 문화시장을 독점한다면 그 문화는 건강한 문화는 아니다"며 "자본이 문화를 지배하고 생산과 유통, 판매까지 전담하면 문화 다양성은 순식간에 없어지고 말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현대카드가 지난달 10일 오픈한 바이닐&플라스틱은 방문자가 직접 음악을 듣고, 보고,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으로 1950년대 이후 각 시대를 대표하는 약 4000종(9000장)의 LP와 8000여종(1만6000장)의 CD가 비치돼 있다.

사측은 이 공간은 단순히 음반을 판매하는 상업 시설이 아닌 아날로그 감성과 다양한 음악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딩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이닐&플라스틱이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가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들고 일어섰고, 현대카드는 중고 LP 판매 중단과 온·오프라인 매장 증설 중단, 전국 음반 판매점 자료 제공 등을 상생 방안으로 내놨다.

이에 대해 김지윤 회장은 "어떤 선의의 목적이든 기업이 진입할 때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 진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대카드는 수십 년간 업계에 자리 잡은 우리에게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은 채 음반판매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를 앞두고 3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그 어떤 진전도 없었고, 현대카드가 제시한 상생방안도 일방적인 통보에 불과하다"며 "중고 LP 판매 중단은 생색내기 결정에 불과할 뿐 비중도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대카드의 영업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앞서 LP를 판매해온 교보문고는 소매상과 유사한 적정선의 가격을 책정했지만, 현대카드는 오픈 전 대량의 음반을 헐값에 덤핑 처리해 구매한 뒤 시세보다 싸게 판매한 것은 물론 저녁 12시간까지 영업을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생을 목적으로 오픈했다고 설명하지만, 이와 같은 영업행위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할 게 뻔하다"며 "진정성 없는 협상과 무대응을 일관한다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폐점을 요구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현대카드는 앞서 협상에서 일부 요구를 수용했고, 추가 협상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운영의 취지가 있고 고객과의 약속이라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폐쇄는 쉽지 않지만, 양측이 접점을 찾아 공생할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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