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한소협 통합, 日-토종계 '氣싸움'
한대-한소협 통합, 日-토종계 '氣싸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원 35명 해임...협회장 자리 놓고 갈등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2개의 단체로 쪼개졌던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가 1년여만에 통합에 합의했으나 통합총회를 앞두고 기싸움이 한창이다.

대부업계는 지난달 31일 임시총회를 갖고 한대협과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한소협)로 갈라졌던 대부업 협회를 통합한다는 데 합의했으나, 그와 동시에 2월 중순 선출 예정인 협회장 자리를 놓고 토종계와 일본계로 나뉘어 갈등이 일고 있다.

협회장 선출에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아프로파이낸셜 그룹의 양석승 부회장을 후보로 밀고 있는 반면,  토종 대부업체들은 일본계에 대항할 후보를 후보를 물색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토종 대부업체 사장들이 외부에 나서기를 꺼리고, 협회 운영자금을 댈 여력이 안 돼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후보를 정해 놓고 '연막작전'을 펴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아무튼 아직 구체적인 인물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한 토종 대부업체 사장은 “일본계 대부업체가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대부소비자협회 회장이 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회장 선임을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대부업체 사장은 “이자제한법을 포함한 대부업법 개정 등 업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기싸움을 벌일 생각이냐”며 “업계의 이익만 대변할 수 있다면 토종계든 일본계든 상관없는 일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는, 토종대부업계는 아직 의견통일이 안 된 것으로도 보이며, 자칫 내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예고되는 대목이다.

현재 일본계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광고 및 방송을 통해 연예인들에게 고액의 출연료 지급하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규모 영세업체 위주의 토종계를 압도하고 있다.

한편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는 대부업법이 제정된 2002년 이후 재정경제부의 인가를 받아 2003년 10월 유세형 전 회장의 주도로 출범한 유일한 대부업 협회다.

그러나 출범 1년만에 아프로파이낸셜 등 일본계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한 40여개 회원사들
이 임의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회계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대협을 탈퇴한 후 한소협을 창설한 후 양석승 아프로파이낸셜 그룹 부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토종계와 일본계 대부업체간 정통성 논란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다 송사로 까지 사태가 악화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각의 협회로 분리돼 운영하던 두 단체를 한대협 하나로 합치고 회장을 다시 선출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31일 한대협은 법원에서 선임한 협회이사장 직무대리인 윤형한 변호사가 의장을 맡은 가운데 임시총회를 개최하면서 세국면을 맞고 있다.

이날 임시총회는 총 60개회원사(국내계열 44개사, 외국계열 16개사)가 참석하여 3가지 안건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기존 35명의 임원을 전원 해임하고 새로운 임원 20명을 선임하는 안을 가결했다. 비밀투표를 실시해 라이프캐티탈, 미래크레디트, 미즈사랑, 머니라이프, 모아드리캐피탈 등 국내계열 11개사와 외국계열 9개사의 20개 업체 대표를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또 국내계열의 앤알캐피탈 대표를 신규 감사로 선임했다.

또, 회장의 임원 위촉권한으로 논란이 계속됐던 정관 변경 건도 폐지키로 가결했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양 단체가 이사회를 통해 협회장을 선출한다 해도 토종계와 일본계간 깊어진 갈등의 골 쉽게 수그러 들 지는 의문이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 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