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인사·조직·업무 전방위 쇄신…'혁신위'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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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산업은행

구조조정 역량 제고 등 6대 혁신과제 발표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KDB산업은행이 내부 혁신 차원에서 인사, 조직, 업무프로세스 전반을 진단한다. 특히 KDB 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고, 구조조정 역량 제고, 여신심사·자산포트폴리오 개선, 출자회사 관리 강화 등 혁신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3일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DB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조직 전반의 혁신안을 바탕으로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수행 역량과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최근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돌입과 대우조선해양 부실 관련 책임론 등 산업은행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근본적인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이날 이 회장은 "오늘날 산업은행이 있기까지 무한한 신뢰를 보여준 국민들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작금의 상황은 모두 KDB의 역사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라도 현직인 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해 걱정을 끼쳐드렸고, 현재 큰 질책을 받고 있다"며 "돌이켜보면 산업 전반을 보는 거시적 안목이 부족했고,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했다. 과거와 과감히 단절하지 못하는 등 부족함이 많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전면 쇄신해 새롭게 태어나겠다며 "신뢰받는 정책금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6대 혁신과제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역량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외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기업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을 회장 직속으로 신설해 구조조정 업무와 관련된 객관적·전문적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자문단은 산업별 전문가, 학계 전문가, 구조조정 전문가, 회계·법률 전문가 등 광범위하게 구성된다. 또 산업재편 지원을 위한 산업분석 연구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사부를 확대·개편하고, 정책금융의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출자회사 관리도 강화한다. 올해 2월 설치된 출자회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출자회사 관리체계를 재점검하고, 132개 비금융출자회사를 오는 2018년까지 집중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재취업 심사제도를 도입해 원칙적으로 산업은행 임직원이 비금융출자회사에 취업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중인 출자회사에 임원을 추천할 경우에는 '후보추천심사 제도'를 적용해 전문성있는 인사가 추천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그간 일부 출자회사 부실 발생에 따른 관리책임 문제로 비판받았던 '산피아' 논란을 제거하겠다는 뜻이다.

▲ 사진=산업은행

이 회장은 "출자회사관리위원회는 9명으로, 6명이 외부인사, 3명이 내부인사로 구성됐다"며 "위원장도 사회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는 분이 선임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관리하는 회사에 산업은행 출신 간다면 일은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유착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면 외부의 명망있는 인사가 내려갔을 때는 업무파악 기간이 6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비효율적이다. 이런 부분을 전문성과 공정성이 담보되는 출자회사관리위원회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여신심사와 자산포트폴리오 개선 계획도 내놨다. 산업은행은 산업 전체에 대한 심도 있는 전망을 바탕으로 특정 산업에 정책금융 지원이 편중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특정 기업과 계열대기업에 집중된 익스포저를 완화해 경기변동에 민감한 산업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와 손익변동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여신심사 협의체를 통해 익스포저 운용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여신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대현 KDB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 부행장은 "과거 경제개발 정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대한 익스포저 비중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됐을 때 산업은행 건전성과 손익변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산업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대기업은 서서히 줄이되, 갑작스럽게 충격을 주지는 않도록 기업 상황을 봐가며 서서히 조정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예비중견·중견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우리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견기업층을 두텁게 하고,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선도하고, 해외 PF시장을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에 적극 참여해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과중심의 인사·조직 제도를 통해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기민감·한계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 부실기업의 효과적인 구조조정, 산업경쟁력·경기순환 분석을 통해 산업재편 지원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또 정책금융 업무에 대한 대외 소통을 강화하고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조직 내부역량을 제고할 계획이다. 청렴옴부즈만제도, 청렴업무협의회 등의 인프라를 정비해 임직원 윤리의식도 확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이같은 혁신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KDB 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혁신위원회는 7~8월 조직진단, 8~9월 혁신로드맵 도출, 9월 이후 세부과제 이행 등의 순서로 산업은행 역할과 인사·조직·업무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진단에 나선다. 특히 혁신위원회는 이날 산업은행이 발표한 혁신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키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3개월 한시 조직으로 운영되며, 향후 필요에 따라 활동 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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