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국민연금 "수익 좋으면 뭔들 못하리"
'공룡' 국민연금 "수익 좋으면 뭔들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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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복지장관 "왜 채권에만...?"...투자다변화등 개혁 '재시동'
'투자운용공사' 별도 설립 추진...공공성 논란등 '갈 길 험난'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국민연금기금의 운용 및 투자방식이 대폭적으로 바뀌는등 국민연금 개혁의 윤곽이 제시됐다. 국내채권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에서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확대로 전환된다.
또, 국내 국내 SOC와 장기임대아파트 투자를 늘리고,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할 투자운용공사 설립도 추진된다.

유 장관은 29일 언론재단 포럼에서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의 투자성격 및 방식과 관련 "국민연금의 공공성은 유지하되, 채권과 주식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동시에 "기금운용 방식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개편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연금 개혁은 조기에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기금의 '재정안정화와 투자 다변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발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190조원. 공룡이다.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가정하면 2048년에는 기금규모가 최대 4218조에 달하게 된다.
이는 국가총생산(GDP) 대비 75%, 전체금융자산 대비 5.7%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다.

이같은 대규모 자금이 어떻게 운용되느냐는 증시는 물론 경제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견해를 종합하면, 투자 주체와 방식 모두를 과감하게 뜯어 고쳐야 한다는 데 공통적이다.

복지부는 현재 9.4% 수준인 해외투자비중을 장기적으로 50%까지 늘리고, SOC를 비롯한 대체투자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연금의 현재 투자구성은 채권에 86.9%가 집중돼 있고, 대체투자는 1.2%에 불과한 상태. 때문에 복지부의 구상대로 실행된다면, 국민연금운용구조상의 변화는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의 SOC 투자확대 정책은 주로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올해중 제2영동고속도로, 경북 영천-상주간 고속도로, 수원-광명 고속도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확정해 놓고 있다.
유 장관은 특히, "통행료를 받는 민간자본의 도로 사용권을 국민연금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미 건설된 SOC에도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국민연금에서 SOC에 투자했더라면 해외자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됐는데 아쉽다"며 "왜 연금을 쌓아놓고 채권에만 투자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속도로와 함께 중대형 장기임대아파트 투자도 유력시 된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최소 국고채 금리 이상만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건설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에 맞춰 별도의 투자전담 '투자운용공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민연금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투자원칙을 정하면 연금공단 산하의 기금운용본부에서 실행을 하는 방식으로 운용됐었다. 
기금규모가 크지 않아 이런 형태의 운용이 가능했지만 1000억원대 이상을 움직이는데 있어서는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투자운용 공사를 통해 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
공사 사장은 복지부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토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공사화 하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최고 수준의 민간 전문가 영입 및 수익률 향상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민연금 개혁안의 2월 임시국회 법제화를 전제로 4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투자 전문성 확대가 국민연금의 공공적 성격과 배치된다는 의견이 많은 데다 국민연금 투자에 과연 어느선까지 시장논리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유 장관은 이날 일단 "국민경제에 선순환 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고 전략적인 부분에는 공적통제가 필요하다"고 원론적 입장만 언급했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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