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證 '매물로'…구조조정 칼바람 재현되나
하이투자證 '매물로'…구조조정 칼바람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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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자구안…노조 "졸속 매각 철회하라"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연내 새 주인 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수주 절벽에 부딪친 모회사 현대중공업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금융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하이투자자산운용 등의 매각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노조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면서 매각 추진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한 금융 계열사를 올해 안에 모두 매각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구 계획안은 주채권 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 이날 잠정 승인난 상태다.

당초 하이투자증권은 내년께 매각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대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 불황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추가적인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자구계획을 통해 부채비율을 134%에서 100% 이하로 낮추고, 8조5000억원(개별재무제표 기준) 상당의 금융권 차입금도 2018년까지 6조원대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와관련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자구계획안이 잠정 합의된 건 맞지만 구체적인 매각계획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내부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 역시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과 함께 구조조정 역시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이 인력감축에 나설 경우 지난해 1월 이후 불과 1년5개월 만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두 차례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축소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CJ투자증권 시절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이후 13년 만인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이 시행됐다. 15곳의 영업점과 함께 전체 직원의 15%인 150명이 짐을 쌌다.

이에 따라 노조의 반발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 지부는 전날 "현대중공업과 주채권은행의 졸속매각을 반대한다"며 서울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정현 하이투자증권 노조지부장은 "지난해 주요 임원들의 잇따른 인사이동에  매각설이 돌았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며 "오히려 사측은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등 금융계열사를 하이투자증권으로 편입시키면서 패키지 매각 의혹을 잠재운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주채권은행과의 하이투자증권 밀실 매각 합의로 단 몇 달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노동자들을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사측에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노사공동합의서 작성을 촉구하는 한편, 꾸준히 면담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를 5000~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8년 인수 당시 자금 7050억원과 유상증자를 통해 5200억원을 추가 투입, 도합 1조225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적잖은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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