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 의혹 롯데 면세점 압수수색…추가 특허 '변수'?
'정운호 게이트' 의혹 롯데 면세점 압수수색…추가 특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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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사무실 안에 압수물품을 담은 박스가 문틈으로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권 분쟁 과정서 월드타워점 특허권 상실…"면세점 운영 능력과 무관"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정운호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롯데면세점이 입점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이 본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가 올 하반기 진행될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에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상실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사업부를 압수수색 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롯데호텔 외에도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자택, 신 이사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자택 등도 포함됐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이자 호텔롯데 면세점 사업부의 등기임원이다.

검찰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금 일부가 신 이사장과 롯데면세점 측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발견했다. 정 대표의 광범위한 로비행각이 서울메트로 입점로비에 이어 롯데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가지 확산된 것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신 이사장과 롯데호텔 측에 대가를 건넸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정 대표가 면세점 내부 매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롯데 전·현직 임직원에게 뇌물을 전달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정황은 군납브로커 한모씨(59)로부터 시작된다. 한씨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이 PX에 납품될 수 있도록 국군복지단 관계자에게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정 대표에게 5000만원을 받았다. 이에 한씨는 지난달 20일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한씨의 친분을 통해 신 이사장에게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정 대표가 한씨와 계약을 해지한 후 신 이사장의 아들을 통해 직접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신 이사장 측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신 이사장 측은 "한씨와 신 이사장이 안면은 있지만 면세점 입점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압수수색을 결정하고 이날 롯데호텔과 신 이사장의 자택 등 총 6~7곳에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 측은 한씨가 구속된 후 관련 자료를 폐기하거나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로비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전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번주 내에 특허 공고가 나고 본격적인 시내면세점 특허전이 전개될 시점임을 감안하면 이번 압수수색이 롯데면세점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롯데면세점은 지난해에도 운영능력과 무관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반납했던 전례가 있다.

이와관련 정황상 시내면세점의 독과점 논란때문에 특허를 잃었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오너가의 분쟁으로 인해 롯데가 여러 구설수에 오르면서 심사위원들의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은 이번 사건과 면세점 운영 능력은 무관하다며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의혹들이 명료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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