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부를 수 있다"
"弱달러,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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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크로스 외환시장 구축, 기업-결제수단 다변화 필요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에서 약달러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소는 26일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실질적인 통화가치를 의미하는 '교역 가중 달러화'가 2002년 말 101.47에서 2006년에는 20.58% 하락한 80.58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는 미 경상수지의 누적되는 적자와 최근 미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데, 특히 미 주택시장은 2006년 하반기부터 신규주택 판매량 감소, 기존주택 가격 하락 등 전형적인 경기하강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약달러 현상이 지속될 경우 브레튼 우즈체제에 기반한 국제금융체제의 격변을 가져올 '달러화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달러화 가치의 하락이 대세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달러화를 보유한 주요국의 은행들은 외화자산의 실질가치 감소를 막고자 외환구성을 달러화 중심에서 유로화, 엔화 중심으로 대체할 움직임을 보이게 되고, 산유국들은 결제수단으로서의 달러화를 유지할 유인이 없어지게 된다.

결국,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달러 유동성이 일시에 국제금융시장에 몰리게 되고, 이는 곧 달러화 가치폭락으로 이어져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이러한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더라도 달러수요가 완만하게 감소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달러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확률은 20%로 예측돼 점진적으로 하락할 확률 80%에 비해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하지만, 달러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점차적으로 잃는다는 것을 뜻하므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

연구소는 정부와 기업이 이같은 두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두지 않는 다면 격변기의 기로에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약달러 장기화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금융체제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크로스외환시장의 활성화와 원화의 국제화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원/엔 시장 등 크로스 외환시장의 유동성 공급제도를 도입하여 시장을 조성하고, 우량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크로스외환 거래를 허용하는 등의 외환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각국과의 논의를 통해 현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대등한 지위를 가지는 아시아 공동 통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이 이러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상호 협조하에 한중일 삼국의 공동통화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이라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이와함께, 연구소는 기업은 기존의 달러 중심의 결제 구조를 엔화, 위안화, 유로화 등으로 결제 비중을 분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정부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환율관련 지원시스템과 선물시장에 대한 교육, 활용 등을 통해 외환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 할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특히, 약달러의 장기화에 대비해 중장기 차입은 달러표시 자산도입을 확대하고, 해외 수출 기업 등은 유로, 엔의 결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인호 기자 ihkong@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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