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가격 상승세…업계 "문제는 후판"
철강재 가격 상승세…업계 "문제는 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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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제철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철강재 가격이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최근 철강재 가격 반등으로 수익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후판 가격을 놓고는 고심에 빠졌다. 조선업계가 고강도 구조조정 돌입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보산철강은 다음달 열연과 냉연 출고가격을 각각 톤당 350위안, 150위안 인상한다. 특히 냉연은 5개월 연속 인상함으로써 적극적인 가격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철강 유통가격은 단기간에 비상식적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대비 열연과 냉연, 철근, 후판의 최고 가격은 각각 72.1%, 57.7%, 57.8%, 66.7% 올랐고, 철광석가격도 84.7% 상승했다.

철강가격 급등에는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계획과 원자재 가격 반등에 따른 철광석 가격 급등 등의 영향이 작용했다.

저가 중국산 철강재에 밀렸던 국내 철강업체들도 가격인상에 나섰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중공업에 공급하는 후판의 가격 책정이 반기별로 돼있어 최근 시황 반영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5월부터는 제품 평균단가가 개선되고, 이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후판 가격을 놓고 조선업체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철강재다. 후판 가격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업체들이 후판 가격을 올리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 지면서 조선사들은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조선업체가 가격을 인하해 달라는 압력이 상당히 강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후판가격이 1% 오르면 올해 영업이익이 삼성중공업은 3%, 대우조선해양은 2.4%, 현대중공업은 1%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철강업체들의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자동차강판과 철근은 가격 인상이 전망된다.

현대제철 측은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은 지난해 12월 8만원 인하 합의 이후 동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철강제품 가격 인상추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올 하반기에는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영환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제강사가 철근가격을 전 분기 대비 톤당 6만원 인상된 58만5000원을 제시했다"며 "원료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 철근도 300달러가 깨져 312달러를 기록할 정도"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철강사들도 저가 중국산 철강재로 인해 가격 인상은 시도도 못했다"며 "최근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원래 가격으로 회복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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