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진실과 사실
론스타의 진실과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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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론스타가 다시 관심권 안으로 들어왔다.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론스타 이후, 외환은행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공청회 덕분이다. 이 자리에서 발언자들마다 관심을 끌만한 재료들을 쏟아냈다.

김대희 변호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배주주 승인을 취소할 요건이 충분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4년의 시간이 경과한 점을 들어 백지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률적 요건은 충분하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그런가 하면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론스타 본사와 접촉한 결과 20일쯤 공식입장을 발표할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고 론스타코리아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제2의 론스타 사건 재판을 막기 위해 금산법 폐지 논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금산분리의 원칙을 우리 자본에게 지나치게 적용한 것이 론스타 게이트의 주요 원인이며 이로 인해 해외 자본을 역우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론스타 문제는 여전히 공방 중이다. 여러 사실들은 나열됐지만 여전히 그 진실한 속내는 드러난 것이 없는 셈이다.
론스타가 금융권 앞에 다시 등장했듯 요즘 인터넷 상에서는 1년 전 철저히 매장당한 듯 보였던 황우석 박사가 부활하고 있다. 황우석만화라는 것이 이리저리 소위 ‘펌’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만화의 출발점은 황우석 박사를 결정적으로 매장시켰던 소위 서울대 조사단의 ‘살아남은 세포는 황박사 주장처럼 배아복제줄기세포가 아니라 단성생식세포’라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검증 과정의 오류가 있었다는 당시 서울대 조사팀 관계자들의 증언이 슬그머니 한 두개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는 데 있다. 황 박사 죽이기에 성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황박사 팀이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한 연구결과물로 새튼 교수가 특허를 가로챌 수 있었다는 것이 이 만화의 핵심 내용이다.

이 만화의 유포와 관련해서 아직 어느 곳으로부터도 공식적인 반박이 나오지는 않고 있으며 정부는 그동안 중단했던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재개를 지원하기로 했고 황우석 박사 연구팀은 1년을 숨죽인 끝에 다시 모여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로는 도무지 뭐가 뭔지 종잡을 수 없이 돼 버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사실이라는 것이 종종 진실을 은폐시키거나 호도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애당초 논리의 전제가 잘못돼 있어서일 수도 있고 문제의 핵심은 제껴둔 채 지엽말단적인 사실들로 전체를 재단하는 데서 오는 오류일 수도 있다.
여론을 조작할 때는 바로 그런 논리의 맹점, 여론의 허점을 파고든다. 그렇게 여론재판에 의해 매장된 사람들이 되살아나는 경우도 간혹 나타나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 대다수는 그렇게 매장된 채 부활하지 못하고 끝나버린다.

차치하고 나경원 의원의 주장을 다시 되짚어 보자면 금산법 폐지 주장은 원론적으로는 타당성이 있다. 산업자본이 금융산업을 장악할 경우 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제정된 것이 금산법인데 결과적으로 산업자본 대신 정부가 장악, 정치인의 사금고가 됐던 경험이 있다는 지적은 비단 나 의원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상 금산법을 그 뿌리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산업자본을 돈줄로 길들이려던 5.16 정권의 계산이 숨어있었던 것이니 그 출발부터가 정치인의 사금고로 시작된 것이나 진배없다.

그러나 금산법 문제 또한 우리는 드러난 사실에 끌려다니며 진실을 놓치는 우를 범하기 쉬운 사안일 성 싶다. 산업자본이 오너의 개인 기업으로 인식되고 재벌세습이 여전한 상황만 아니라면 나 의원의 주장은 충분히 긍정할 만하다.
 
그리고 금융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외국자본에 비해 국내자본이 역차별 당한다면 그 또한 문제가 크므로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다만 그 문제 해결의 열쇠는 현재 금융산업 진출을 열망하는 재벌기업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홍승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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