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리스' 확산에 금융사 직원들 한숨만…왜?
'페이퍼리스' 확산에 금융사 직원들 한숨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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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회원신청 도입 추진…"실적할당 채우는데 애로"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종이 문서 없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페이퍼리스(Paperless)'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카드사 직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신용카드사와 공동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이르면 이달 중 '모바일 회원신청' 도입을 추진한다.

모바일 회원신청은 모집인을 통한 신용카드 신청 시 종이 문서로만 가능했던 신청업무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자문서로 작성·신청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앞서 카드업계는 가맹점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가맹점 신청업무를 모바일 기기로 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 중에는 삼성·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페이퍼리스 가입이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지난 3월부터 약 3주간에 걸쳐 카드회원 모집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현대카드도 지난달부터 프리미엄 카드(블랙·퍼플·레드카드)에 전자청약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페이퍼리스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보안성과 편의성,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모든 작업이 전자문서로 이뤄져 종이 문서 유출에 따른 개인정보 노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또는 금융상품 프로모션 때마다 가입 신청 할당을 채워야 하는 은행·카드사 직원들은 페이퍼리스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실적할당을 채우기 위해선 주변 지인에게 부탁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게 되는데 페이퍼리스가 도입될 경우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다.

A은행 직원은 "실적할당을 채우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주변 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페이퍼리스가 도입될 경우 사적인 자리에서는 가입부탁이 불가능해 지인이 지점까지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B카드사 직원은 "실적 달성을 완료한 직원이 남는 가입신청서를 다른 직원에게 양도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페이퍼리스가 도입될 경우 원칙적으로 양도가 불가하다"며 "나중에 실적이 할당됐을 때 이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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