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가격 인상 효과, 中 수요 회복 '관건'
철강재 가격 인상 효과, 中 수요 회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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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쇳물을 고로 밖으로 배출하는 출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국내 철강업체들이 최근 철강재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기대감에 중국산 철강재 가격이 인상되면서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갔지만 절대적인 공급과잉 규모는 여전히 철강수요 대비 높은 수준이다. 철강재 가격 인상에 대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국내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했다. 다음달에는 3만원 가량 더 올릴 방침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2~3만원 올린 데 이어 지난달 초 다시 3만원 인상했다. 냉연강판의 일종인 무방향성 전기강판과 방향성 전기강판의 가격도 각각 톤당 5만원과 20만원씩 올렸다.

냉연강판은 열연강판을 상온에서 한 번 더 가공한 것으로 자동차 차체나 전기제품 등 내구 소비재에 주로 사용된다.

선박 등에 쓰이는 후판 가격도 지난달 톤당 3~5만원 인상했다. 현대제철도 다음달까지 열연과 냉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원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철강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철강업체들이 철강재 가격을 올리는 추세"라며 "시장상황을 보고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철강업체들은 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가격 인상은 '언감생심'이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 철강업체들이 구조조정과 함께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가격을 끌어 올렸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월 "철강 생산능력을 최대 1억5000만톤 감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현재 철강업은 침체에 빠져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량은 7억5000만톤으로 2014년 6억9000만톤 보다 늘었다.

◆과잉생산된 중국산 철강재 1억톤 국내로 수입

공급과잉은 대부분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기인한다. 중국은 증설을 통한 대규모 공급확대를 이룬 반면, 수요는 2014년부터 둔화되면서 과잉설비가 4억톤 수준까지 증가했다.

과잉 생산된 철강은 수출로 이어졌다. 세계 철강 교역량 가운데 중국산은 20%로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14년 교역량이 4억5000만톤임을 감안하면 매년 1억톤 가량의 중국산 철강재가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중국산 수입량이 844만톤에서 2014년 1297만톤으로 11.4% 증가했다. 최근에도 수입량은 계속 늘어나 철강재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중국 철강산업 가동률도 2006년 이래로 지속 하락했으며, 특히 2012년 이후부터는 80% 이하로 하락해 공급과잉 모순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급과잉도 문제지만 실질적인 철강업 침체 원인은 '수요 감소'라고 지적한다. POSR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조강생산량은 전년 대비 2.3% 하락한 약 8억톤을 기록했다. 1981년 이래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POSRI 측은 "중국 철강산업 가동률도 2006년 이래로 지속 하락했으며, 특히 2012년 이후부터는 80% 이하로 하락해 공급과잉 모순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감산보다는 중국의 수요회복이 철강업황 개선에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수요의 49%를 차지한다. 중국 철강수요량 중 건설산업 분야가 절반이지만 최근 업황 부진으로 수요가 줄었다.

공문기 POSRI 철강전략연구센터 박사는 "과잉생산은 수요의 문제지 생산의 문제는 아니다"며 "중국의 수요 감소 지표는 '명목수요'이다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구조조정에 따른 감산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공급 개혁 추진, 산업구조조정기금 조성 등 과잉 해소 기간은 단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철강 수요가 회복되려면 중국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중국의 철강 수요를 -4%로 전망하면서 세계 철강 수요도 0.8% 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 역시 올해 -2.0%로 전망해 2014년 -3.3%, 지난해 -3.5% 등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했다.

공 박사는 "중국이 경기부양 하면 철강수요가 줄긴 줄더라도 대폭 주는 건 너무 비관적"이라며 "과거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 정책은 정량적 목표만 있고 구체적 실행 계획 없었지만 과거와는 달리 올해는 구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요 부진에도 불구 감산과 재고 감소로 수급밸런스는 개선추세다. 올해 2분기까지는 가격 호조세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가격이 오르면 중국의 중단된 설비가 다시 가동되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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