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외화예금 '급증'…환율 급락에 달러화 단기예치
3월 외화예금 '급증'…환율 급락에 달러화 단기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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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거주자외화예금 605.7억달러…5달만에 증가 전환

▲ 거주자 외화예금 추이. (자료=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거주자외화예금이 5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2월 고공행진했던 원·달러 환율이 3월 들어 급락하면서 수출 대기업들이 달러화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대신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마이너스 금리 논란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엔화, 유로화의 투자 대기자금 예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월말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올 3월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대비 71억달러 급증한 60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이 전월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634억달러)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 등이 취득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하는 것을 말한다. 환전수수료와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 등으로 사용된다.

지난 2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240원선까지 치솟으면서 수출입 기업들의 원화 교환수요가 크게 늘었다. 2월 외화예금 규모도 2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중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88.21원으로 2월 평균(1217.35원)대비 30원 이상 내렸다. 환율이 급격히 내리면서 수출업체들이 외환 차익을 고려해 달러화의 원화 환전을 일단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석관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전자와 조선, 중공업종 대기업들의 수출 달러화 대금의 예치가 3월말 집중된 것으로 모니터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말 달러화 예금은 전월대비 57억6000만달러 증가한 48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증가폭(71억달러)의 80% 이상이 달러화 예금에서 늘어난 것이다.

위안화 차익거래유인 소멸과 함께 지난해 4월(198억2000만달러) 이후 꾸준히 급감해왔던 위안화 예금도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대금 예치가 늘면서 전월보다 3억7000만달러 증가한 4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엔화 예금이 5억8000만달러 증가한 35억2000만달러, 유로화 예금은 4억2000만달러 늘어난 29억달러를 기록했다. 고 팀장은 "엔화와 유로화의 경우 기관 투자가의 국외 투자 대기자금 예치가 늘어난 것"이라며 "해당 통화 국채나 정기예금 투자 회수 자금의 일시 예치 등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주체 별로 봐도 기업예금이 전월대비 60억5000만달러 급증한 52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비금융일반기업 예금은 65억6000만달러 늘고, 비은행금융사 예금은 1억2000만달러 증가했으나, 공공기관 예금은 6억3000만달러 줄었다. 개인예금 역시 10억5000만달러 증가한 7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 별로 보면 국내은행의 3월 외화예금은 전월대비 62억8000만달러 증가한 50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외은지점은 8억2000만달러 증가한 105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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