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금리의 역설…토요타 등 수출株 '울상'
日 마이너스금리의 역설…토요타 등 수출株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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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케이 225 지수 1년 동향. (사진 = 닛케이 홈페이지)

닛케이지수 연초 대비 15%↓…"수출株 투자비중 조정 권고"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일본 증시가 토요타를 포함한 대형 수출주들의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정부가 연초 단행한 마이너스금리 정책 실패로 '엔고현상'이 빚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함께 주가도 하락하는 모양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전날 1만6797.80으로 마감해 연초 대비 2949.67p(14.94%)나 내렸다. 닛케이 225 지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량주 225개로 구성된 지수로 우리나라의 경우 코스피 200 지수에 해당한다.

닛케이 지수의 부진에는 대형 수출주들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올릴 것이란 시장 안팎의 부정적 전망이 주효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실패로 엔화가 강세로 전환함에 따라 관련 기업의 실적 전망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엔화 가치는 지난해 말까지도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연초 들어서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중순 126엔까지 올랐으나 최근 들어서는 120엔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급락했다. 1년 새 엔화 가치가 무려 15%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에 토요타, 패스트리테일링, 캐논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실적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했다. 멀티스토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기업들의) 환차손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패스트리테일링은 엔화 강세를 이유로 연간 순익 전망치를 3분의 1 가량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도 수출주에 대한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바람은 계속됐다. 가령 대장주인 토요타는 2016 회계연도 순익이 6개월 전 예상치보다 6%나 낮게 전망됐다. 이에 주가도 지난해 말보다 22% 넘게 빠진 주당 5806엔까지 내린 상태다. 이 기간 패스트리테일링과 캐논의 주가도 각 31.7%, 9% 내렸다.

수출주 비중을 줄이고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MBC니코의 스태리지스트인 료타 사카가미는 이달 초 고객을 위한 투자노트에서 "환율 변동성에 덜 민감한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주식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권고했다. 해당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당초 예상보다 낮게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적과 주가의 동반 부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일본 투자은행(IB) 업계 2위인 다이와증권은 오는 6월 말 일본 대형 기업들의 세전이익이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12년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부진으로 예상됐다.

한편, 니혼게이자신문은 지난 14일 아베 총리가 최근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정비용 자금 최대 30조원을 민간 기업에 제로금리로 대출해주는 방안 검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기가 침체 국면에 와 있다는 일본 국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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