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와 차별 심해"…담배업계, '여론전' 나서나
"주류업계와 차별 심해"…담배업계, '여론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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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이트진로 홈페이지, 연합뉴스

"소주병엔 아이유, 담뱃값엔 암환자"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담배업계가 올 12월부터 의무적으로 시행될 담뱃값 경고그림에 대해 주류 광고와 '차별'이 심한 것 아니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담배업계가 차별 문제에 대해 주류업계까지 끌어들인 셈이 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소주 광고모델에는 이영애, 이효리, 하지원, 송혜교, 유이, 김민정 등 당대 최고의 미녀 가수와 탤런트들을 기용하고, 맥주 광고에는 하정우, 정우성, 이정재, 조인성, 전지현, 김연아 등 미남 미녀 스타들을 발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를 타고 탤런트 송중기가 하이트맥주 광고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주류업계는 최고의 스타들을 내세워 술 소비를 자극하는 광고와 홍보를 비교적 자유롭게 하고, 드라마 등의 간접광고(PPL)도 하고 있다. 반면 담배는 제품광고는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 광고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담배업계의 불만섞인 목소리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봐도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흡연보다 훨씬 크다"며 "소주병에는 예쁜 연예인들 사진이 붙어있는 반면에 복지부 시안대로라면 담뱃갑에는 종양 덩어리를 물고 있는 구강암 환자의 사진이 붙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주, 맥주같은 대중주류와 담배는 모두 서민들의 기호품인데 차별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9조4524억원, 흡연은 7조125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WHO가 발표한 '2014년 알코올 및 건강에 관한 세계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주로 인한 건강수명 손실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간암 발생률도 10만명 당 남자 36.7명, 여자 10.5명으로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담배업계는 담배에만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부과되고 주류에는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1995년 설치된 국민건강증진기금은 보건교육과 질병예방, 영양개선, 건강생활의 실천 등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조성하는 것으로 담배 제조자와 수입 판매업자에게 부과된다.

지난해 초 기금 부담금이 담배 1갑에 354원에서 841원으로 대폭 인상되면서 담배제조사와 수입판매업자들이 부담한 국민건강증진기금 총액은 2014년 1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주류업계는 술 광고 역시 규제를 강화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자체적으로도 경고성 정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담배업계가 왜 술을 걸고 넘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술병에 음주에 따른 건강상의 영향 등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음주를 유발할 수 있는 모델은 기용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공개된 담뱃갑 경고그림 시안은 오는 6월 23일까지 확정돼 12월 23일부터 의무적으로 부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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