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택 전셋값 상승률 2009년 이후 7년來 최저
1분기 주택 전셋값 상승률 2009년 이후 7년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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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공인중계소 앞에 붙어있는 전단을 보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올해 1분기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국의 주택 전셋값 오름폭이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0일 한국감정원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주택 전셋값은 0.35%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7%에 비해 오름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수치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찾아온 2009년(-1.16%) 이후 1분기 변동률로는 가장 낮은 것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49% 올랐다. 지난해(1.50%)의 3분의 1에도 못미치고 2009년(-1.40%)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전셋값은 각각 0.20%, 0.1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오름폭(0.65%, 0.24%)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아파트 전셋값이 각각 0.74%, 0.70%, 0.62% 올랐지만 지난해(서울 1.98%, 경기 2.27%, 인천 1.76%)에 비하면 크게 낮았다. 지방에서도 제주도(2.06%)와 세종시(1.10%)·부산(0.89%)을 제외하고는 큰 폭의 상승은 없었다. 대구는 최근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1분기 -0.54%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전세시장이 안정된 것은 재계약·월세·입주물량이 작년보다 늘어난 '삼다(三多)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지속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이사 비용을 들이기보다 살던 집에 계속 눌러 살면서 전세 보증금을 올려주거나 인상분 만큼 월세로 전환해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세 물건은 없고 가격은 비싸다보니 월세로 돌아서는 세입자들이 증가하면서 순수 전세 주택의 가격 인상폭이 예년에 비해 둔화된 영향도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1분기 전체 전월세 거래량은 총 11만3785건으로 지난해 동기(12만1219건)에 비해 6.13% 감소했지만, 전체 월세 거래 건수는 작년 4만7838건에서 올해 5만2549건으로 9.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월세 비중도 작년 1분기 39.5%에서 올해 1분기 46.2%로 6.7%p 커졌다. 국토교통부 집계에서도 올해 2월까지 전국의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비중은 46.4%를 기록해 작년보다 3.6%p 높아졌다.

올해 1분기 입주 아파트 물량이 약 6만가구로 지방을 중심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5.8%가량 늘어난데 비해 연초 재건축 이주 수요는 작년보다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구의 경우 달성군 등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증가하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가격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통상 2년 단위인 임대차 계약이 홀수해에 많이 이뤄져 전셋값이 오르고, 짝수해에는 덜 오르는 '홀수해' 법칙도 뚜렷해진 모양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봄 전세시장은 아직 봄 신혼부부 수요가 남아 있어서 안심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올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입주물량이 늘고 월세 전환이 늘고 있어서 지난해 수준의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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