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의 M&A 식탐…다음 먹잇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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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이어 알리안츠생명 인수…금융지주 설립 관측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 국내 보험사 M&A를 통해 몸집불리기에 본격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변경 승인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구조조정설 재점화…국내 5위 보험사 우뚝

7일 알리안츠그룹은 한국 알리안츠생명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을 중국의 안방보험그룹에 매각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했다. 매각 대상은 알리안츠그룹이 보유한 한국 법인의 지분 100%다. 향후 알리안츠그룹과 안방보험은 구체적인 실사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은 중국보험사로는 처음으로 동양생명을 인수했다. 알리안츠생명(16조6510억)과 동양생명(22조5709억원)의 자산을 더하면 총 39조2219억원으로 업계 5위에 해당하는 규모가 된다.

알리안츠생명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인력감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방보험이 본계약 전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 절반이 짐을 싸게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자산기준 업계 11위인 알리안츠생명의 임직원 수가 1183명으로 4위인 농협생명(1059명)보다 많다는 점이 주된 배경이다.

이와관련 전날 요스 라우어리어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임직원들과 만나 이해를 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합병안이 나오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통합은 인력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안방보험이) 덩치만 키워놓고 재매각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알리안츠생명 매각은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매매가 '35억원'이 이를 반영한다. 회사는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못해 지난해 8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초엔 매각, 폐업, 별도 GA(General Agency, 독립법인대리점) 설립설에 휘말려 극심한 내홍을 겪다 노조 반대로 논의를 보류한 바 있다.

▲ 사진=알리안츠생명

◇안방보험은 어떤 회사?…국내 진출 배경은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까지 인수하면서 안방보험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을 둔 M&A로 10여년 만에 총 자산 7000억위안(약 122조)의 종합보험사로 거듭났다. 미국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벨기에의 델타로이드은행과 피데아보험, 네덜란드의 비바트보험 등을 인수하면서 급속도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안방보험의 경우 자산, 매출, 순이익, 지배구조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러 차례 실시된 M&A로 지분구조가 복잡하고 주주구성도 베일에 싸여 정확한 실체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이번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 금융당국은 비상장사라 하더라도 논의된 금융사에 대한 정보를 모르지 않기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설명이다. 동양생명 때 중국 금융당국과 협의하면서 관련 사항을 검토해 봤다는 것.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동양생명) 검증 이후 1년 가까이 지난 만큼 그동안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이 있는지 다시한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방보험의 국내시장 진출 배경 역시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일단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진화된 한국 금융시장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안방보험 관계자도 "이번 인수는 세계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투자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안방보험이 국내에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에 단독 참여해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사 매각설이 제기될 때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엔 매물로 나온 ING생명, KDB생명, PCA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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