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vs 현대제철, 車강판 720만톤 시장 놓고 '각축전'
포스코 vs 현대제철, 車강판 720만톤 시장 놓고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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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개발한 전기자동차용 철강차체 'PBC-EV'. (사진=포스코)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중국산 저가 철강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 '빅2'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두 회사 모두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기업설명회에서 "자동차강판은 현재 철강산업을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포스코의 주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출시된 르노삼성의 'SM6'와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에어'에 자사 초고장력강판(AHSS)을 공급했다.

AHSS는 일반 자동차강판보다 무게는 10%가량 가볍고 강도가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강이다. 차량 제작 시 투입되는 강판량은 줄이면서도 강도는 충족시킬 수 있다.

SM6에는 포스코의 자동차강판이 100% 적용됐고 이 중 18.5%는 AHSS다. 티볼리 에어에도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WP) 고강도강이 약 71% 들어갔다.

포스코가 지난해 두 완성차업체와 고품질 자동차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신차 개발에 따른 신소재 적용을 확대키로 하는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이달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티볼리 에어와 SM6의 판촉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는 개발 초기서부터 WP 고장력강 비중 확대와 기가급 강재 적용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한 수순을 밟아왔다"며 "티볼리 에어의 성공이 WP 제품의 판매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이번 행사는 양측 모두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 포스코와 르노삼성은 오는 25일까지 포스코센터에서 'SM6' 판촉 행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황준익 기자)

포스코의 이 같은 행보는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이라는 안정적 수요처를 기반으로 국내 자동차강판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2014년 자동차강판 판매량은 약 480만톤이다. 현대기아차에 공급을 늘리면서 전년대비 38% 가량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는 약 817만톤의 자동차강판을 판매했다. 이 중 국내 판매량은 237만톤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지만 수출 규모는 17% 증가한 580만톤이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의 생산량 중 현대·기아차 물량이 현대제철로 이동되면서 국내 판매가 줄었다. 자동차강판의 판매가 현대제철 보다 포스코가 높은 이유는 해외 생산과 판매 네트워크 연계를 통한 수출량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현재 전 세계 10개의 자동차강판 생산공장과 24개의 가공센터를 통해 토요타,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15개사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제철에 뒤지지만 글로벌시장에서는 앞선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7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을 착공했다. 광양7CGL은 고급 자동차용 소재인 AHSS 생산에 특화된 설비로 2017년 6월 준공이 목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860만톤 수준인 자동차강판 판매량을 2018년 1000만톤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솔루션마케팅'을 적극 전개해 WP 자동차강판 판매 비중을 7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제네시스 EQ900', '아이오닉', '니로' 등 대부분의 현대기아차 신차에 자사 AHSS를 적용시켰다.

지난해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간의 합병으로 자동차 부문 수직계열화를 이루면서 AHSS 적용을 늘려나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당진 2냉연공장 내에 제2 융용아연도금라인(CGL)이 가동에 들어갔다. 연산 50만톤 규모의 고품질 자동차강판이 공급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냉연 제품의 70~80%가 자동차강판일 정도로 초고장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현재 현대기아차의 적용비율이 50% 이상이다. 앞으로 자동차에 초고장력강과 핫스탬핑(뜨거운 상태의 철강재를 냉각시키는 공법으로, 가공 전 대비 3~5배 강도가 높다)에 대한 비율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주 수요처인 조선업이 부진하면서 수요가 줄어 철강업체들이 자동차 쪽으로 판매활로를 뚫으려 한다"며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시장에 쏟아지는 와중에도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연비 경쟁에 따라 초고장력 강판 등 신강종 개발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 경량화 트렌드에서 자동차강판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자동차강판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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