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공개, '아파트'에서 돌연 '카드'로...왜?
원가공개, '아파트'에서 돌연 '카드'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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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에 카드업계 '당혹'..."민심달래기 전시행정" 여론

카드업계, "지금도 높은 게 아니다...실효성 미미" 반발

아파트 공급 원가공개 논의가 한창 진행되다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않다는 입장이 발표됨과 거의 동시에 정부가 이번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나섬으로써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혼란이 일고 있다.  

재경부가 3일 밝힌 신용카드  수수료 원가 공개는 중립적인 기관의 평가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원가를 공개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관련,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참여정부에 등돌린 '600만 자영업자'를 달래려는 '선심성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카드업계의  반발과 함께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하지 못하면서 이를 강행할 경우 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믈론, 우리나라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게 일반적이 평가다. 현재 우리나라 카드사들의 영세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은 3.6%. 고객이 가게에서 카드를 10만원 사용할 경우 이 중 3600원은 카드사에 돌아가는 셈이 된다.

특히, 유흥주점과 미용실의 카드 수수료율은 4.5%, 4.0%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가맹점 평균 2.4%의 2배 가까이 이른다. 미국의 2.1%, 영국·유럽연합(EU)의 1.2%와 비교하면 훨씬 높다는 지적이다.

한편, 원가공개가 아파트에서 왜 갑자기 카드 수수료로 바뀌었는지도 의문이지만, 원가 공개자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파트 원가 공개와 마찬가지로 가격구조자체가 복잡한데다 카드업계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원가를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 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다만, 수수료 원가분석을 중립적인 기관에 맡기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적 기관이란 금융연구원을 의미한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원가공개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는 재경부 관계자가 "카드 수수료율은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의 협상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것이지만, 가맹점 입장에서 수수료 원가자료를 들고 협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말 현재 전국의 자영업자는 618만명. 가게에서 일손을 돕는 가족(무급가족종사자) 148만명을 합치면 766만명에 이른다. 자영업자에게 고용된 직원까지 포함하면 상용 임금근로자(837만명)의 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원가 공개가 이뤄 질 경우 이들로 부터 환영받을 것은 분명하다. 수수료율이 떨어질 경우 자영업자들의 카드 취급이 늘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게 된 카드업계의 반발이다.
카드업계는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은 '전시 행정'이라며 즉각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협회는 카드 수수료를 내려도 실질적인 수입 증가는 월 몇만원에 불과해 영세 가맹점이 받는 효과는 미미하다며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서는 차라리 유통구조의 비효율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달에 카드 결제로 500만원을 버는 자영업자에 대해 수수료율 1%를 낮춰도 실제 효과는 5만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카드업계는 현 가맹점 수수료가 외국에 비해 높다는 것은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2.20%로 외국과 비교할 때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2.55%로 우리와 비슷하지만 자금조달비용이 2.6%로 낮고(한국 6.0%), 가맹점의 대금 지급기일이 15일(한국 3일)로 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높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2.30%)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리볼빙이자 수익이 많아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고, 호주(0.92%)는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회원도 공동으로 분담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광호 기자 lkhhtl@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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