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개시도 안했는데 면세점 공청회 왜?"…이해 '충돌'
"영업 개시도 안했는데 면세점 공청회 왜?"…이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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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면세점 사장단 총출동…'제도 개선' 취지 못살린 채 파행

▲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 현장.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신규 면세사업자들이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왜 이런 공청회가 열렸는지 의심스럽고, 직접 보니 굉장히 실망스럽다"

16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에 참석한 권희석 SM면세점 대표의 말이다.

공청회는 면세점 제도개선에 대한 정부 태스크포스(TF)의 연구결과를 공개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정부의 구상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하는 쪽으로 드러나자 업계 이해관계자들간 충돌이 빚어지는 등 공청회 개최의 근본 취지인 제도개선은 뒷전으로 밀린 채 파행으로 치달았다.

급기야 질의응답 시간에는 발언권을 받은 방청자들이 시내면세점 특허권 추가를 찬성하는 쪽으로 일관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권희석 SM면세점 대표는 "지난달 면세점을 오픈했지만 거의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판매사원을 새로 채용하고 브랜드가 입점해야 하는데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브랜드들이 협상을 하다가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애로를 토로했다.

이어 "올해 5개 면세점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과연 면세사업이 관광자원화가 될 수 있는 상황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맞서는 입장도 있었다. 임춘대 송파구의장은 "그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 들였지만 오는 6월 면세점이 없어진다"며 "저렇게 관광객을 제대로 유치하지도 못하는 사업자에게 왜 특허권을 줬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은 잘하는 사업자는 계속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에 참석한 롯데면세점 노동조합 위원장. (사진=김태희 기자)

또 함께 참석했던 송파관광특구 협의회 관계자는 "송파구는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 123층의 슈퍼타워 등 관광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 곳"이라며 "롯데월드타워점이 폐점하게 되면서 지역에 있는 요식업, 숙박업, 호텔업 등 관광 종사업에 머무는 사람들이 입게 될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질타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의 노동조합 위원장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워커힐면세점 900명. 롯데면세점 1300명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며 "이들의 95%가 여성노동자일뿐더러 기존 사업자들이 왜 특허권을 잃게 됐는지 어떠한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실업위기에 처해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추가허용을 반대하는 신규 면세사업자들에 대해서도 "면세시장에 뛰어든 신규사업자들은 4~5개월 전만해도 자율경쟁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이제 와서는 면세시장의 진입 장벽을 쳐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마지막 질의응답자로 나선 엔타스면세점 관계자는 "오늘 공청회는 지난해 특허갱신이 안된 대기업 면세점, 특히 시장 독점으로 성장한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공청회로 변질 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자 사회를 맡았던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어느 편을 갈라놓고 공청회를 주최하지 않았고 모든 것은 발표문에 따라 진행될 뿐 사전적인 방향은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 "여기서 누구를 구제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지난해 특허권을 획득한 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총출동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회장, 유동환 엔타스면세점 대표이사 등이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2012년 개정된 관세법에 따라 지난해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각각 오는 5~6월 폐점을 앞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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