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생산거점 '헤쳐모여'
한국 제조업 생산거점 '헤쳐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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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무풍 에어컨 'Q9500'을 생산하는 모습.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은 광주에서 총선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중남미 노동시장 효율성 韓보다 낮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장 각광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거점이 노동시장 효율성에 따라 국가전 이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LG전자도 멕시코 생산라인을 아시아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노동시장 효율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16일 월드이코노믹포럼의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2015-2016'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은 세계 순위는 83위다.

대표적인 중남미 생산거점으로 꼽히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순위는 각각 122위, 114위다. 인근 국가인 칠레(63위), 페루(64위)에 크기 뒤떨어져 생산거점으로 큰 매력이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동남아의 생산거점인 베트남(52위), 태국(67위)의 노동시장 효율성은 한국을 앞선다. 인접국인 말레이시아(19위), 캄보디아(38위), 미얀마(73위)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인건비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증가했지만 37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제조업 굴뚝' 국가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기지가 많고 운영 모델이 많아 생산 효율성을 감안해 어떤 제품을, 어떤 지역에서, 얼마나 생산할 지 정기적으로 의사결정을 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으로서 생산거점 이동은 특별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이 낮아 국외로 생산거점이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진국들이 노동시장 효율성을 제고해 자국 기업의 국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유치하고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월드이코노믹 보고서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도 선진국들이 주를 이뤘다.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르완다, 노르웨이 순으로 1위부터 9위까지 차지했다.

일부 특이성이 있는 국가를 제외하더라도 GDP 규모가 큰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사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 구조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외국보다 자국에서 비싸게 물품을 판다고 지적하면서 국외 공장 이전을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상호 괴리감이 있다"며 "제품 가격에는 인건비가 포함되기 때문. 싼 가격만 주장하는 것은 기업 생산라인의 국외 이전을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시장 효율성이 낮은 국가로는 베네수엘라(140위), 아르헨티나(139위), 이란(138위), 이집트(137위), 모라타니아(136위), 알제리(135위), 잠바브웨(134위), 튀니지(133위), 파키스탄(132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131위), 스리랑카(130위) 등이 꼽혔다.

우리나라와 주력 산업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 인접국 일본의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는 21위로 한국보다 62 계단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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