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둑만 두는게 아니네"…신문기사도 작성
"AI, 바둑만 두는게 아니네"…신문기사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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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조사결과 사람이 쓴기사와 차이 없어 
그래도 "비판·감시기능, 현장취재는 기자의 몫"

[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전 세계가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인류를 대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단순 노동직부터 전문직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는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 '기자'의 경우 인공지능이 대체할 직업 상위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의 'LA타임스', '로이터' 등은 속보 기사의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했다.

"두산은 6일 열린 홈 경기에서 LG를 5:4, 1점 차로 간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두산은 니퍼트를 선발로 등판시켰고…"

이 기사는 로봇이 썼을까, 사람이 썼을까? 정답은 '로봇'이다.

로봇이 자동 작성한 야구경기 기사 5개를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고 작성 주체가 '사람'인지 '로봇'인지 질문했더니 응답자의 평균 46%만 '로봇'이라고 정답을 맞혔다.

14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7월24일부터 8월10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600명을 대상으로 로봇저널리즘에 관한 실험을 했다. 해당 실험결과는 '로봇저널리즘 가능성과 한계' 보고서에 담겼다.

로봇 저널리즘이란 인간이 기사를 작성하는 절차를 알고리즘으로 만든 뒤, 해당 알고리즘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료를 검색하고 기사 작성까지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스포츠·경제분야 등 형식과 틀이 일정한 기사를 중심으로 로봇 저널리즘이 시도되고 있다.

실험에서는 로봇 알고리즘이 쓴 기사 5개를 제시한 뒤 작성 주체를 물었다. 정답률은 각각 47.2%, 54.2%, 50.2%, 18.7%, 60.3%로 나타나 평균 46.1%였다. 실험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기사 자체만으로는 로봇과 사람 중 누가 쓴 기사인지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기사 품질에 대한 평가 결과도 로봇 기사와 사람이 쓴 기사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기사 작성 주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실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로봇 기사를, 다른 한 집단은 사람이 쓴 기사를 읽게 했다. 이후 '잘 읽힌다', '명확하다', '정보가 많다', '신뢰할 만하다', '전문적이다' 등 5개 항목에서 5점 척도로 기사의 품질을 평가했다.

5가지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정보가 많다'는 항목에서만 사람이 작성 기사가 평균 3.43으로, 로봇 작성 기사(평균 2.99점)를 앞섰다. 나머지 항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로봇 알고리즘이 저널리즘에 도입되면 편견 없는 뉴스 제작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8%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정적인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품질 경쟁력이 있다고 본 응답자도 28%로 집계됐다.

하지만 로봇 알고리즘이 언론의 비판·감시 기능을 떨어뜨리고 의미 없는 기사만 양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각각 45%, 42%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로봇을 통한 기사 작성이 일반화된 후에도 현장성 있는 취재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글쓰기의 경우 대체될 수 있지만 취재는 인간 기자의 몫으로 남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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