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집념의 '첫승'…인공지능 '알파고'에 180수만에 불계승
이세돌 집념의 '첫승'…인공지능 '알파고'에 180수만에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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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내리 세판을 내준 후 13일 열린 4국에서 '집념의 1승'을 거뒀다. 이 9단이 4시간 반이 넘는 사투끝에 승리를 확인한 후 자신이 방금전에 치른 전쟁터인 반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바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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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4번째 대국만에 마침내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go)'를 꺾었다. 슈퍼컴퓨터 1202대가 연결된 최신 알고리즘 기술로 무장한 알파고에게 마침내 이세돌 9단이 승리한 것이다.

이세돌 9단은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게 대망의 첫승을 신고했다. 이는 알파고와 구글 매치에서 3연패 후 처음 거둔 승리다.

이세돌 9단은 이미 1~3국에서 내리 패배하며 이번 매치의 패배를 확정했지만 포기하기 않았다.

알파고는 이날 대국 초반 사흘 전 열린 제2국과 똑같이 포석을 펼쳤다. 2국과 마찬가지로 4국에서 흑을 잡은 알파고는 첫수에 우상귀 화점, 3수째는 좌상귀 소목을 뒀다. 이세돌도 하변에 똑같이 진용을 펼치자 알파고는 우하귀에 한 칸 걸침 정석을 선택했다.

이날 승부는 중반 전투에서 이세돌 9단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세돌 9단은 중앙 삭감을 위해 알파고의 집안에 뛰어들어 수를 내려고 했다. 이 순간 알파고는 우변에서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남발해 손해를 봤다. 이세돌은 78수로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묘수를 날렸다. 알파고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의문의 수를 남발해 순식간에 형세가 이세돌 쪽으로 기울었다.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SNS를 통해 79수때 70%였던 승률이 87수때에는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알파고는 이후에도 의문 수를 남발했지만, 형세는 흔들리지 않았다. 1초당 10만 가지 수를 계산한다는 알파고는 패색이 짙어진 이후에도 30여 수를 더 뒀지만, 도저히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나오지 않자 이세돌의 180수가 놓인 후 항복 선언을 했다.

승리 후 이세돌 9단은 기자회견에서 "한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를 많이 받은 적은 처음인거 같다"며 "사실 이번 경기를 하기 전에 5:0이나 4:1이라고 말했었는데 오히려 3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수가 없다. 이번 1승은 값으로 매길수 없는 1승인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4국에서의 극적인 승리로 인해 남은 5번기에서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연승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국은 오는 15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슨즈 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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